반 고흐, 영혼의 편지 반 고흐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빈센트 반 고흐-
미술 관련 책을 읽은 것은 지난 여름, 학교에서 내준 방학숙제로 미술에서 관련서적 읽고 독후감 쓰기가 있어서 읽었었다. 그리고 나서 나는 미술과 관련된 책을 읽는 것은 그다지 관심이 없기 때문에 손을 대지도 않았었다. 그러다가 내 친구 중에 미술을 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사실 이 친구는 책을 즐겨 읽는 편이 아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이 책 ‘반 고흐, 영혼의 편지’를 읽었다. 그래서 책방에 갔다가 어쩌다 이 책을 발견하게 되어서 읽게 되었다. 이 책하고 같이 ‘반 고흐 죽음의 비밀’ 이라는 책도 빌렸는데, 빨리 읽어 봐야겠다.
난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반 고흐의 동생이 테오라는 것도 몰랐다. 이 책은 빈센트의 동생 테오와 보낸 편지를 모아 놓은 것이고, 중간중간 그가 그의 동료에게 보내는 편지도 있다. 생전에 고흐는 동생과 800여통 이나 편지를 주고받았다고 한다. …(생략)

화가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었다. 에를로 이사온 그는 많은 화가 들이 와주기를 바랬지만, 그의 물음에 답한 사람은 고갱뿐이었다. 그래서 고흐는 고갱과 같이 살게 되었는데, 그들은 그림에 대한 생각이 너무 달랐다. 그런 괴리를 견뎌내지 못하고 고흐는 고갱에게 면도칼을 들고 덤볐다고하고 그는 귓볼을 잘랐다고 한다. 이 때부터 고흐의 광기를 느낄 수 있었는데, 그 뒤로 그는 정신병원에 갔고, 어느 날 권총으로 자살을 한 것이다.
책에는 그의 그림들이 있었는데, 미술을 못하는 나로서는 정말 감탄할 만한 그림이었다. 그리고 그런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도 항상 연습을 하고 연습을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그림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그의 편지 중 몇 개는 짜증이 많이 섞이기도 했는데, 너무 자기고집을 피운다고 생각 될 정도였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좋은 경험을 했다.











자신의 귀를 자르는 기행(奇行)과 자살, 생전의 궁핍과 사후(死後) 명성의 극명한 대비.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내밀한 정신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반 고흐, 영혼의 편지`가 번역출간됐다. 1872년부터 자살하기 직전까지 동생이자 화상(畵商)이었던 테오에게 보냈던 600여통의 편지 중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되는 80여통을 추린 서간집이다.

친동생에게 보낸 편지인 만큼 숨김없이 털어놓는 심경 표현이 가장 큰 장점. 100년전 천재화가의 삶을 통해 영원히 계속되는 창작 이면의 고통을 실감할 수 있는 책이다.

위대한 화가의 고상하고 형이상학적 화론(畵論)을 기대한 독자라면 처음엔 실망할지 모르겠다. 돈 이야기와 자신의 재능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에 대한 원망, 불안정한 심리상태가 끝없이 이어지기 때문. 자신이 외모에 무관심한 것은 돈이 없기 때문이라고 푸념하고, 별다른 사연없이 돈 보내줘서 고맙다는 짤막한 감사편지도 수두룩하다.

그림이 잘 팔리는 동료에 대한 부러움도 없지 않고, `네가 나를 쓸모 없는 사람은 아니라고 봐준다면 기분이 좋을 것 같다`고 자신감 없어 하기도 한다. `내가 만약 부자였다면 지금보다 물감을 덜 썼을 것이다. 색을 망칠까 싶어 두려워하다보면 꼭 그림을 실패하기 때문이다` 등 구절은 그를 괴롭힌 가난이 어느 정도였는지 충분히 짐작케 해준다.

그런가하면 `너는 내 그림을 팔려는 노력도 하지 않은게 아니냐`며 동생에게 신경질을 부리고, 어두운 색조의 `감자 먹는 사람들`을 보내면서는 `황금빛 벽에 걸어야 돋보인다`고 신신당부하는 모습도 보인다.

그러나 이 푸념들 중간중간 화가로서 버릴 수없는 고흐의 자존심과 그림에 대한 태도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훗날 내 그림은 분명히 제대로되 평가를 받을거야`라며 문자 그대로 `자화자찬`을 늘어놓으면서 `어느 누구로부터도 `어, 저건 옛날에 본 그림이잖아`하는 소리는 듣고싶지 않다`고 말할 땐 단호한 작가의식을 느낄수 있다.

아울러 `씨 뿌리는 사람` `별이 빛나는 밤` `해바라기` 등 명작을 그릴 때 구도는 어떻게 정하고, 어떤 이유로 어떤 색을 선택했는지 등을 설명하는 편지 등에선 완벽함을 추구했던 작가의 면모를 새삼 발견할 수 있다.

에밀졸라와 모파상을 읽은 지식인답게 걸작 `별이빛나는 밤`에 대한 설명은 다분히 문학적이다. `타라스콩이나 루앙에 가려면 기차를 타야 하는 것처럼, 별까지 가기 위해서는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죽으면 기차를 탈 수 없듯, 살아있는 동안에는 별에 갈 수 없다.` 현실의 지독한 고통을 피해 그는 별이 되고 싶었던 것일까.

자신의 귀를 자르는 발작 후 죽음의 그림자를 짙게 느끼던 1889년 1월 테오에게 보낸 편지 구절은 화가로서 고흐의 태도가 어떤 것이었는지 웅변한다. `돈은 꼭 갚겠다. 안 되면 내 영혼을 주마`

조선일보 책마을 김한수 기자 (1999년 6월 15일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