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빛나는

반짝반짝 빛나는
호모 남편과 알코올 중독 부인, 그리고 그 남편의 애인. 평범하지 않은, 조금 이상할지도 모르는 이 세 사람의 사랑이 소설의 축을 이룬다. 호모와 여자가 결혼했다는 것, 그리고 그 상대가 알코올 중독자라는 것이 이 이야기의 핵심이다.
이 책을 읽고나서 나는 `반짝반짝 빛나는` 이란 시의 원문을 읽고싶어졌다. 왠지 한글로 `반짝반짝` 이 한 칸씩 한 줄씩 밀려 써 있는 느낌은 어설프고 어색하고 전혀 빛나고 있지가 않아서. 이 책을 읽고 난 어떤 사람이 한 말이 기억난다. 이 책을 번역판으로 읽었더니 그것이 김난주의 문체인지, 에쿠니 가오리 본인의 문체인지 알 수가 없더라 했는데, 딱 그렇다. 간결하고, 딱부러지면서도 어쩐지 서걱거리는 이 문체는 누구의 것이지. 번역판 하루키와 닮은 듯하면서도 어딘지 묘한 차별성이 느껴지는 그것은.
소재가 그렇긴 하지만, 작가는 말하고자 하는 바는 결국 사랑인 것…(생략)

만큼의 알콜중독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맑고 투명하며 순진하고, 어딘지 모르게 툭- 건드리면 와장창 하고 무너져버릴 유리인형같은 느낌을 지니고 있다.
쇼코는 남편이 호모인것, 그리고 `곤` 이라는 이름의 애인이있다는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남편인 무츠키와 결혼을 하였다. 아무것도 욕심내지 않기에 아무것도 잃어버릴 것이 없는 결혼생활을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쇼코는 진심으로 무츠키를 사랑한다. 한없이 다정하고 따뜻하고 깔끔하고, 그리고 곤을 사랑하고 있는 그런 무츠키를 말이다.
우리네 입장에서 보면 무츠키나 쇼코는 비정상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래서 아마 그들은 이러저러한 사회의 시선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성인 남자와 여자라면 당연히 해야된다고 여겨지는(정상이라고 여겨지는 범주 내에서)결혼이라는 제도를 택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들 본연의 자신이 변하는 것도 아닐텐데, 인공위성이 반짝인다고 해서 별이라고 우길 수도, 우긴다고 될 일도 아닌 것처럼... 진부한 결말에 조금 김이 새긴 했지만, 굳이 자신을 바꾸려하기 보다, 배신감을 느끼는 누군가 따위 신경 끄고 언제나처럼의 일상생활과 반짝거림을 택한 두 사람, 그리고 곤에게 묘한 애정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