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빛나는을 읽고 반짝반짝 빛나는

<반짝반짝 빛나는>을 읽고
지난 번 `나의 작은 새`를 읽고 에쿠니 가오리라는 작가에 대해 관심을 가진 이후로 무엇을 읽을까-고민하던 차에 사둔채 방 어딘가에 쳐박아 있던 이것이 생각났다.
한창 활자 거부증으로 시달리던 당시에 질러둔채 방 구석에서 조용히 표류하고 있었던 듯싶었다. 나의 작은 새도 좋았습니다만, 이번 것도 무척이나 내 취향이었다.
어쩜 그렇게 소녀의 감성을 찰싹찰싹 달궈주는 멋진 글을 쓸 수 있는지… 아마도 그게 그 작가의 매력인 것 같다.
단지 두 권으로 에쿠니 가오리라는 작가에 대한 느낌을 결정 짓기란 힘든 일이겠지만... 그녀의 작품에선 무척이나 투명하면서도 깊고 푸른 향기가 느껴진다.
잔물결과 같이 부드럽게 다가와 상처입은 마음 어귀를 따스하게 감싸주는가 싶으면 어느샌가 밀려나가 아스라한 씁쓸함을 남기는 명치 끝의 작은 슬픔, 혹은 안타까움.
현실에서 미묘…(생략)

버린다. 물론 결국 다시 하나로 돌아오게 되지만.
어쨌거나 그래서 끝은 내가 좋아하는 해피엔딩이다.
마지막의 그들은 웃고 있었지만 씁쓸한 감각이 사라지질 않아 안타깝게 책장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
분명히 언젠가는 끝나버릴 그 행복에 대한 불안의 파편을 마음 속에 남긴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