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변신을 읽고요

프란츠 카프카는 체코에서 태어난 실존주의 작가이다.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인 자기 존재의 실체, 즉 참다운 자기를 찾는 내용이 「변신」에 녹아 있다. 그는 유대인으로 태어났으나 개종을 한 아버지 때문에 유대교인이 아니었고, 독일계 학교를 다니면서 독일어를 사용했지만 독일인도 아니었으며, 관청에 근무하면서 창작활동을 했기 때문에 순수한 관리도, 작가도 아니었다. 이렇듯 그는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한 채 이방인으로 살아 온 것이 작품 속에서 자기 존재를 찾으려는 의지로 표현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작품 속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부정적으로 나타내고 있는데, 그것은 아버지와 성격이 맞지 않아 대립해 온 그의 생활을 반영한 것이라면 작가의 경험이 작품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게 해준 작품이었다.
젊은 세일즈맨인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아침잠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이 흉측한 한 마리 벌레로 변신 …(생략)

을 듣기 위하여 나오게 되자, 동생도 벌레인 오빠를 없애자고 말한다. 그녀가 잠자에게 보인 행위가 애정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 잠자는 삶의 의미를 상실하게 되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결국 잠자는 직장과 가족을 위해서 헌신하고 희생했음에도, 아무도 잠자를 진정한 모습으로 대해주지 않았음을 알게된다. 즉 가족들이 보여주는 외면과 거기서 느끼는 소외감이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자기`를 찾게 해주는 계기를 주게 된 것이다.

여기서 그레고르 잠자의 변신은 단순한 육체적 변신이 아니라 정신적 변화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자기 스스로를 위해서는 존재하지 않았던 그레고르의 변신과 죽음을 보면서 나는 `나`의 존재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현재의 `나`의 위치와 `나`의 소중함. 내가 나를 인정하지 않고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 역시 `나`를 똑같이 대해줄 것이다. 그저 가족의 구성원으로, 사회의 구성원으로 존재하는 한 인간의 모습으로 보여줄 뿐, 내가 왜 존재하고 필요한 사람인지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조금은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또한 변신은 아무리 소설 속에서 일어난 일이라고는 하지만 실제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꼭 외면적인 모습으로 변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회에서의 지위나, 위치, 인격, 가치가 변하는 것까지 포함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부자가 갑자기 빈털털이가 된다든지, 건강한 사람이 신체장애자나 병자로 바뀌며, 남의 죄를 다스리던 사람이 죄인으로 바뀌고, 권력을 지닌 사람이 역적으로 몰리거나 하수인으로 바뀌는 모습은 얼마든지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변신을 통해서 사람은 거듭날 수 있는 원동력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미래를 풍요롭게 만들 수도 있고 밑바닥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 나는 이 작품을 통해서 잠자가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불쌍했지만, 그의 의식이 깨어날 수 있었음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아무리 비인간적이고 절망적인 현실이 다가오더라도 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 있음을 알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나`의 변신을 꿈꾸어 본다. 정말 가족과 사회가 필요로 하는 내 모습이 되기 위하여! 그리고 내가 나를 사랑 할 수 있는 모습이 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