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한번도상처받

시를 알지 못할지라도 다음 페이지를 고대하는 것은 그 시가 그 사람의 마음을 떨리게 했기 때문이다. 나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 것만 같은 이들이 다른 세계에 속한 것만 같은 언어로 적어나간, 하지만 읽음으로써 감동하는 것은 그 글로부터 자신의 삶을 엿보았기 때문이다. 모든 문학은 보편성에 어느 정도 기반할 수밖에 없고 난해하다 싶은 시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어 하는 마음 그리고 누군가의 사랑을 얻고파 하는 마음은 보편적이기에 어쩌면 사랑은 노래하기 가장 쉬운 소재 중 하나인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적지 않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언젠가는 끝날 수도 있다는 불명확성과 싸워야 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과 싸워야 한다. 그래서 나와 같이 사랑을 알지 못하는 이는 만약 시를 쓸 수 있다 하여도 사랑을 노래할 수 없을 것이다. 류시화의 책에는 편안함이 있다. 여행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그…(생략)

말았다. 과연 이 시집이 확실한 마음의 치유와 평안을 가져올지는 모르겠다. 이건 별로, 이건 와 닿지 않는걸- 하며 책장을 휙휙 넘기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러다가 손을 멈추고, 메모지를 꺼내어, 하나 둘 씩 마음에 드는 시, 마음에 드는 구절을 적게 되었다. 어떤 것은 너무 기니까, 나중에 꼭 따로 타이핑을 해놔야지- 라고 체크도 하면서. 실려있는 많은 시들 중에, 메모한 것은 적다. 하지만 이 시들 중에 하나라도 내 마음을 울리고, 입가에 잔잔한 미소, 혹은 서글픈 표정, 그러다 안도감, 평온함을 가져다주고, 눈을 감고 잠시 생각에 잠기게 할 수 있다면, 단 한 구절이라도 내 마음 한구석 어딘가를 따뜻하게 해주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게 아닐까.사랑이란 나자신의 만족이아닌 그사람의 행복을 위하는 것.이것은 말은 쉽지만 실제로는 정말 어려운 것이다. 그사람의 행복으로 위한 것이 사랑이라면 그사람이 다른 사람과 행복할때 나는 떠나 보낼수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그건 정말 아주 엄청난 사랑같다. 어쨌든 류시화의 전집, 지금 알고있는 것을 그때고 알았더라면과 함께 훌륭한 잠언시집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