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와 칼 국화와 칼

국화와 칼
도서관을 기웃거리던 중 무심코 쳐다 본 한 책에 관심이 쏠렸다. 친구가 얼마 전에 지루하다며 읽기 싫어했던 그 책이었다.
??국화와 칼??
일본과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 호기심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겉표지를 넘겼다. 이 궁금증은 금방 풀렸다. 국화는 평화, 칼은 무와 전쟁 등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것이 일본의 이중성을 말해준다는 것이었다. 그 순간 나는 이 책이 나랑 통한다고 생각했다. 전부터 일본사람들은 이중적이라는 생각을 해왔기 때문이다. 문화가 개방 된 탓에, 일본만화나 드라마를 티비를 통해 많이 본 나는 국화와 칼이라는 그들의 민족성이 모두 적용된다고 느꼈다. 통쾌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어째서 우리는 이런 민족에게 지배를 당했던 것일까, 그들에게 당한 우리 민족, 조상들이 떠오르자 갑자기 슬퍼졌다. 한때 우리나라를 잔인하게 지배했던 그들은 과거의 일들은 자신들이 상관할 …(생략)

에서 일본에 대해 파악하고 쓴다는 것은, 정말 색안경을 벗고 쓰기는 힘든 일이다. 전쟁 중인 상황에서 주변 사람들이 일본을 비판하는 일이 허다 할 텐데!?? 쏟아지는 물음표들을 제쳐두고 일단 읽기로 했다.
저자는 일본을 방문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여행하며 경험을 통해서 기술해 나아갈 수 없는 형편에서 문화인류학자로서의 자질을 발휘하여 일본에서 자란 일본인들을 만나고 직접 면담하고 일본에서 살았던 서구인들을 만났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씌어지고 제작된 영화들도 보았다. 그리고 서양인들의 눈에는 모순이라고 비쳐진 일본인의 행동이 모순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전혀 독특한 것으로서 덕(德)이나 악덕(惡德)이 서양인들이 이해하고 있는 것과 다르며 그것은 불교적인 것도, 유교적인 것도 아니라 일본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2차대전 당시 일본은 大東亞에서 먼저 미국을, 다음으로는 영국과 소련을 몰아내어 세계 모든 나라가 국제적 계층 속에 제각기 일정한 위치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진주만 공격 당시 일본 정부는 행정 등 일반경비는 국민총생산의 17%였고 그 나머지는 모두 육군과 해군에게 지급되고 있었다. 그러나 대국인 미국과의 대결에서 정신력으로 물질력을 이길 수 있다고 믿었다. ??가미카제특공대??란 13세기에 징기스칸이 일본을 침략했을 때 그 수송선을 전복시켜서 일본을 구해 준 성스러운 바람을 가리킨다.
미국의 일본전문가들은 천황은 일본의 봉건시대 700년 동안 그림자와 같은 존재였고 단지 이름만의 국가 원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었다. 봉건사회에서 각자가 충성을 바치는 상대는 그의 영주 즉 다이묘였고 그 위로는 군사상의 대원수인 쇼군이었다. 그러므로 천황에 대한 충성이란 일반 민중에게는 거의 의식되지 않는 존재라고 생각되었다. 그런데 전쟁포로가 된 일본 병사들은 극단적인 군국주의의 원천을 천황에게 두었고, 천황이 모든 사람에게 있어서 전부인 것으로 말했다. ??천황이 없는 일본은 진정한 일본이 아니다??라며 비판을 초월하는 존재로서 인식하는 것을 미국인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메이지 시대의 정치가들은 종교 분야에 있어서도 신토를 국교화하여 국가의 통치하에 두었다. 신토는 교의를 가르치는 일은 없고 제삿날에는 지역공동체의 공식 대표자들이 신사에 찾아와서 참배하고 국가 신토의 제삿날은 모든 관청은 휴무이다.
일본은 계층 제도를 고려하면서 그 사회의 질서를 다듬어 나갔다. 가정이나 개인간의 관계에 있어서는 연령, 세대, 성별, 계급 등이 알맞는 행동을 지정한다. 조상 숭배의 대상은 최근의 조상만으로 한정한다. 이 점에서는 중국과 대조적이다. 또한 그들은 우연히 다른 사람으로부터 은혜를 받음으로써 보답의 빚을 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의리라는 개념은 유교에서 받아들인 것도 아니고 불교에서도 아니고 일본 특유의 범주이다. 일본인의 행동 방침을 이해하는 데 ??의리?? 즉 ??올바른 도리, 세상에 대한 변명 때문에 본의 아니게 하는 일??로 되어 있다.
현대 일본인이 자신에 대하여 행하는 가장 극단적인 공격 행위는 자살이다. 자살은 적절한 방법으로 행해지면 자신의 오명을 씻고 죽은 후에 평판을 회복한다. 그것은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행해지는 훌륭한 행위가 된다. 일본인의 영원불변의 목표는 명예이다. 이 목적을 위해서 쓰여지는 수단은 그때의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적인 현실주의는 일본인의 이름에 대한 기리의 의무 속에서 선택되어 진다. 일본은 불교국이면서도 개인의 욕망의 만족을 죄악시 하지 않는다. 일본의 도덕률은 오관의 쾌락을 허용한다. 그들이 즐기는 조그마한 육체적 쾌락의 하나가 온욕이다. 그것은 다른 나라의 목욕 습관과는 매우 다른 일종의 예술로서의 가치를 부여하는 즐거움이다. 또한 신체의 단련을 위해서는 전통적으로 엄격한 냉수욕의 습관이 있다. 일본인의 인생관을 나타내는 말로는 忠, 孝, 義理, 仁, 人情등을 들 수 있다.
일본에서는 어린이와 노인에게 관대하다. 그들의 육아법은 서양인들과는 매우 다르다. 일본 문화에서는 심한 강권주의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버지는 현실의 인격을 떠난 계층제와 올바른 처세의 상징인 것이다. 일본인은 부정에 대해 반항은 해도 결코 혁명가가 되지 않는다. 그들은 세계의 조직을 파괴하려 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은 일본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는 일본을 모른다. 내 생각은 그렇다. 일본을 그렇게 잘 안다면 외교에서는 왜 실패하고 독도는 다니지도 못하게 된 건지, 이것은 우리가 일본을 잘 안다고 자만하는 태도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일본을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 가까운 나라이지만 우리에겐 한때 적이었고, 또 우리를 지배했던 경험으로 우리를 잘 아는 그들이기 때문에, 우리도 소홀히 해선 안된다는 것은 당연하다. 이것은 독도만 해도 필요성이 다분하다는 것을 금방 느낄 수 있다. 물론, 이 책이 현대의 일본을 다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다. 왜냐면 이 책은 50년 전에 쓰여진 책이니까 2004년의 일본인과는 다르다. 하지만 이 책읽기를 권하는 이유는, 민족성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지구촌이 된다고 해서 그들에 대한 경계를 늦춰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세계화가 되는 상황 속에서 오히려 더 경쟁이 심해진다. 우리 주변은 우리의 역사와 땅을 빼앗으려는 적들이 많다. 고구려, 우리의 역사, 독도, 우리 땅. 광복의 달을 맞은 지금, 우리는 독도를 사수하기 위해, 그들을 잘 파악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