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철학을 읽고 삶과 철학

삶과 철학
저자 : 한국 철학사상 연구회
출판사 : 동녘
인간의 존재와 삶의 진정한 의미
목적지가 없는 배는 중간에 길을 잃고 말 듯이, 인생도 인생관 없이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뒤를 돌아다봤을 때 허무할 때 가 많다고 한다. 이런 글귀를 읽거나, 혹은 들을 때면 나는 항상 내가 그 동안 지나왔던 날들이 기억에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나는 내 자신에게 실망하고 말았다. 삶을 살아가면서 뚜렷한 주체의식 없이 다른 이들의 말에만 의존하여 따랐던 기억, 일을 하고 나서 항상 후회했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러면서 나는 `나의 존재` 가 무엇인지, 이 사회의 문화, 역사, 가족은 어떤 의미를 갖는 지 궁금했었다. 비록 나름대로의 정의를 내려봤었지만 나는 그 것을 더욱 정확히 알고 싶었다.
사람들은 살아나가면서 어떻게 살아가야 성공적인 삶이 될지, 후회하지 않는 삶이 될지 걱정하기 마련이다. 그…(생략)

사회 전체의 탐욕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고 이로 인해 생명계 전체가 불행 속으로 갈 수밖에 없다니....! 인간이 비록 불행해 졌지만 이렇게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었던 것도 결국은 끝없는 욕망 때문이 아닌가!
어느 과학자는 현재 지금의 과학 기술로만으로도 충분히 생활을 편리하게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지구의 어느 편에서는 서로를 살상시키기 위한 테러 조직들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고, 다른 한 쪽에서는 그 것을 막기 위하고 보복하기 위하여 더 많은 무기와 살상 무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참으로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이 것이 저자가 말한 불행일까? 만약 인간이 원시상태에서 과학기술의 발달 없이 보통 생물과 다름없이 지낸다면 자신의 삶의 위협 없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었을까? 물론 불행하지는 않겠지만 행복해지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이 내가 이끌어낸 결론이다. 인간은 욕망의 존재이니만큼 어찌 다른 동물과 같이 살기를 바라겠는가!
중학교 때 문화는 사회 구성원들이 공통적인 사회 생활을 통해 만들어 냈고 각 사회환경이 다르듯이 문화는 그만큼 다양하고, 다양하기 때문에 우열을 가리지 못하므로 어느 문화가 야만적이다라는 것은 모순이라고 배운 적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교과서적인 지식일 뿐 실생활에서는 그런 것 같지가 않아 아쉽다. 그 예를 들자면 현시점이 아닐까 싶다. 2002 월드컵을 앞둔 지금 서구의 여러 나라들이 우리의 개고기 문화가 야만 적이라며 강하게 비판한 적이 있었다. 문화는 상대적이라는 것은 그들은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문화가 야만적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이기적인 생각일 뿐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고선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 우리의 것이 무조건 맞으니 너네는 무조건 틀리고, 야만적이라는 사고 방식은 지나친 양분법이고 모순이 되지 않을까.
집에서 나와 도보를 걷다 보면, 혹은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차가 이렇게 많은지 새삼 느끼게 된다. 그리고 자연적으로 나는 저 차에서 나오는 매연이 얼마나 될지 상상해보며 또 놀라게 된다. 인간이 그런 환경 속에서 어떻게 살아 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될 때도 있다. 과학기술 발전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인간이 욕망만으로 살아간 나머지 그 것이 낳게 될 무시무시한 결과는 생각해 보지 않았던 것이다. 이 단원을 읽으며 문득 `건강한 욕망, 병든 욕망`을 쓴 저자의 글이 생각났다. 이 것이야 말로 불행이구나....! 사막화가 진행되면서 지구는 점차 그 한계 수명에 다다를 것이라는 예견도 있었다. 그러나 비관론자가 있으면 낙관론자도 있는 법, 그들은 환경오염 역시 놀라울 정도로 발전한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런 입장을 가진 과학자들이 환경오염을 심각히 오염시키면서까지도 인간의 풍요를 바란다면, 과학기술이 그 오염된 환경을 깨끗하게 해주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이 문제가 되지 않을 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대중매체의 발달과 끊임 없는 홍보로 인하여 현재 우리들은 환경은 매우 중요하고 반드시 지켜야할 대상으로 인식되어지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하천에 버려지는 더러운 폐수, 공장에서 나오는 매연에 이르기 까지 우리가 해결해야할 문제는 많기만 하다.
살아가는 것은 단지 살고 있다고 해서 가능한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삶이란 단어 역시 단지 죽음과 반대되는 말이 아니다. 미래지향적인 삶보다는, 현실적인 삶, 그리고 친화적인 삶. 이 것이 내가 오랜 생각 끝에 도달해낸 결론이다. 우리가 좀 더 많은 것을 깨닫고자 하고, 좀 더 발전이 있기를 원하고, 뒤를 반성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삶이 아닐까. 그러므로 철학은 단지 사색으로 얻는 학문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깨닫고 행할 때에만이 삶을 진실되게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