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자본주의를 프랜차이즈라는 시각으로 바라보는 모습에, 우리 인간은 자본주의라는 상품 속에 살아가고 있는 프라모델처럼 느껴졌다. 돈을 우선으로 하는 우리 모습이 마치 자기 자신을 값비싼 프라모델로 만들려고 하는 듯 하여 씁쓸함이 감돌았다.
1983년 한해를 제외하고 만년 꼴찌였던 삼미 슈퍼스타즈가 그러한 자본주의에 대항하여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는다.`라는 그들만의 철학을 가지고 야구를 했다는 논리에 어처구니도 없지만, 이기려고 하는 야구가 아니라 즐기려고 하는 야구라는 점이 다른 한편으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우리 삶은 1등 주의에 파묻혀 결과를 중요시 하게 되었다. 2등, 3등이 없으면 1등도 없는 것이다. 과정 자체를 즐기면서 살아간다면 좀더 즐거운 인생이 되리라는 것을 새삼 되뇌이게 되었다. 박민규 작가의 유쾌한 말솜씨에 빠진 나…(생략)

던 것. 프로의 세계에서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는다??는 삼미의 방만한태도는 도태되고도 남음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 삶과 우리 사회가 그렇지 않은가. 1등, 일류대, 일류기업..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는 슬로건 따위를 복창시키고, 앉으나 서나 들들 볶아대는. 누군들 왜 찬란한 `슈퍼스타아~`로 떠오르고 싶지 않겠는가. 패배와 수모와 눈물의 나날 속에서 삼미도 승리를 통해 "어린이에겐 꿈을! 젊은이에겐 낭만을!"을 외치고 싶었을 게다. 분명! 하지만 ??프로??만을 강조하는 세상에서 죽어라 뛰어도 ??프로스럽지 못한?? 이들은 어쩐단 말인가. 작가가 관심을 갖는 것도 바로 그들이다.
누군가가 그랬던 것 같다. 인생은 야구와 같다고. 아무리 인생이 9회말 투아웃 투스트라이크 쓰리볼 상황에 몰렸다고 해도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그 다음 공이 스트라이크 존에 꽂히면서 게임 오버가 될 수도 있지만 나머지 가능성 - 포볼로 1루 진루를 할 수도, 안타나 홈런을 칠수도, 것두 아님 데드볼이 될수 -도 있으니 미리 낙담하지 말지어다. 이 많은 경우의 수 중에 게임의 결론이 어떻게 끝날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 흥미진진함 만으로도 야구는, 그리고 인생은 충분히 즐길만하지 않은가. 아마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도 그런 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