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선물을 읽고나서… 새의 선물

<독후감>
- 새의 선물을 읽고.
난 처음 책을 사기 위해서 책방에 들어 갔을 때 막막함을 느꼈다. 책의 두툼한 두께가 머리 위를 짓누르는 것 같았다. 일단은 난 조급한 상황이였고 빨리 읽어야 하기 때문에 책이 얇기를 바랬다.
어차피 ‘아홉살 인생’과 이것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한다. 나는 대강 가격을 보고 골랐다. 어쩌면 굵은 것이 더 실속이 있겠지라는 얍삽한 돈계산을 머리 속으로 굴렸을 지도 모른다.
나는 책을 보기 전에 목차를 주욱 읽었다.
‘열두살 이후 나는 성장할 필요가 없었다’라는 이 첫제목은 이 책을 말하게 될 화자가 매우 오만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 두살이면 해봐야 고작 5학년이지. 난 가벼운 생각으로 책을 연다.
책 안에는 열두살 아이, 진희의 내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 된다. 열두살 아이보다 어린 이모와 경자이모와 자신을 동정하는 할머니와 고시생 오빠와 연…(생략)

깡패가 슬퍼하고. 진희는 사랑을 빼앗긴 슬픔을 이겨낸다. 하지만 난 진희의 ‘이겨냄’이 자신을 감정의 가시 속에 내버리는 것과 같다고 생각된다. 내버린 다음 다시는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감각이 없을 때 다시 그것을 건져낸다. 그리고 그것을 이겼다고 칭한다. 그것은 이긴 것이 아니라 포기한 것이 아닐까.
하지만 허석은 이모의 연인도 아니었는지 화재 이후 다시 서울로 올라간다. 화재는 많은 것을 바꾸어 놓는다. 경자이모가 죽는다. 이선생님도 죽었다. 축구를 잘하던 아이도 죽었고. 그림을 잘 그린다던 아이도 죽었다. 이것은 사람의 마지막을 말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사람의 마지막은 예고 없는 사고처럼 갑작스럽게 덮쳐온다. 그리고 그것은 재능과도 관계없이 평등하다. 그리고 사람의 마지막은 몇 달이 흘러 사람들이 사실에 적응할 즈음 기억에서 서서히 잊혀진다. 이렇게 사람의 인생은 덧없고 짧은 인생이란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인가. 나는 내 짧은 생각으로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마지막. 깡패가 와서 영원의 연인인 이모와 이어지고, 진희는 생전 처음으로 아버지를 만나 함께 살게 된다. 그리고 진희는 현재가 될 때까지 계속 냉소적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감을 알려줌으로 책은 덮였다.
책을 덮고서 난 생각했다. 진희가 그려내는 삶의 비밀들은 사회의 이면이 아닐까. 그렇다면 나는 비밀스럽게 말할 수 있다.
진희가 가지고 있던 도화지는 이미 얼룩져 있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