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편제 서편제

서편제
서편제는 내가 8살 때, 그러니까 초등학교 1학년 때 영화로 보았던 작품이다. 볼 때 아주 감동했고, 약간 울었는데 그 내용을 대부분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원작인 소설 `서편제`를 접하였다.
이 소설은 소릿재 주막에 북 장단 하는 사내가 소릿재의 여자주인 이야기를 듣고 손님으로 찾아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소릿재 주막의 주인인 여인은 남도소리가 예사롭지 않은 소리꾼이다. 여인은 사내의 재촉으로 춘향가, 수궁가 등을 열창하면서 자신보다 먼저 이 소릿재에서 소리를 하다 죽은 소리꾼 아비와 그녀에게 소리를 알려준 그의 딸의 이야기를 하나씩 말하기 시작한다.
6. 25이후 점차 안정되어 가고 있던 1956.7년 무렵의 어느 해 가을, 여인이 심부름꾼으로 있을 때 소리를 하는 쉰 살이 넘은 아비와 열 다섯 살 정도의 딸아이가 와 한 제가 집의 사랑채에 식객으로 있었다. 그들은 집주인에게 집세대신 소…(생략)

설은 눈을 멀게 한 것이 가슴에 말못할 한을 심어주는 것보다, 더 큰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을 암시하며 이 소설은 끝이 난다.
영화 `서편제`의 내용과는 약간 내용이 틀린 것 같지만, 8살 때의 그 감동을 다시 불러일으키기에는 충분했다. 아니 더 큰 감동을 주었다. 그리고 감동 깊게 읽은 만큼 우리 사회에 시사해 주는 바도 크다.
요즈음 우리 십대들은 판소리와 같은 우리 고유의 소리보다는 락이나 랩과 같은 외국에서 들어온 음악에 열광한다. 그런 음악에 열광하는 것을 비판하자는 것이 아니다. 나도 역시 그런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단지 정신은 없고 따라하기 밖에 안 되는 것이 한심하다는 것이다. 소리만 지르면 Rock이 되고, 말만 빨리 할 수 있으면 랩퍼라 하고, 흑인 따라하면 힙합전사가 된다. 외국 곡을 잘만 베끼면 잘 나가는 작곡자가 되고 사랑타령만 해대면서 영어 많이 넣으면 좋은 작사자가 된다. 게다가 지금의 가수들의 노래를 보면 부르고있는 사람도 이해 못할 뜻 모를 영어가 많아지고 우리말이 점점 사라지고있는 추세이다. 적어도 과거 소리를 하는 사람들의 장인정신 만은 남아 있어야 할 것이다. 정신이 빠진 음악은, 따라하기의 음악은 앙금 없는 찐빵이요, 넋빠진 인간이다. 그런 음악은 우리가 사양해야할 음악이고, 버려야할 음악이다. 그리고 사라지고 있는 우리 것인 판소리를 사랑하고 관심을 기울인다면 다시 되살아나 번창할 것이다. 물론 과거의 장인 정신도 다시 살아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