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밥그릇

선생님의 밥그릇
저자 : 이청준
출판사 : 다림
이청준 소설을 접하게 된 것은 `눈길`이라는 작품을 조금 읽어서였다. 나는 그 책을 참 재미있게 읽었는데 대부분 교과서에서 접한 `선학동 나그네`처럼 액자소설의 형식을 가지고 있었다. `눈길`이라던지 `줄광대` 등..특히 줄광대는 줄을 타는 광대의 어떤 슬픈 운명이 나타난 것 같아 재미있었다.
그러나 가장 감동적이던 작품은 제일 처음에 있던 `선생님의 밥그릇`이었다. 10쪽도 안 되는 그 짧은 소설은 옛날에 한번 들어본 듯한 느낌이었다.
정말 어렵고 힘들던 시절, 입학시험을 보고 들어가던 중학교에서 만난 선생님에 관한 이야기였다. 우리들이 하기 싫어하던 청소주번을 이리저리 갖가지 이유로 위반학생을 잡아내 청소주번을 시키던 선생님. 그렇게 하는 청소주번은 그리 하기 싫지도 않았고 오히려 재미있기까지 했었다. 그리고 그렇게 중학교 생활에서도 안정…(생략)

들 모르게 성훈이를 불렀었다. 이제 자신의 도시락에서 절반을 주시겠다며 보이지 않더라도 항상 누군가 몫의 절반만큼의 마음이 함께함을 기억하라고 하신다.
이 부분에서 너무나 감동적이어서 코끝이 찡해졌다. 장래에 선생님이 되고 싶은 나는 과연 이런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솔직히 우리는 요즘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다. 또 시간이 갈수록 선생님은 있어도 스승은 없고 학생은 있어도 제자는 없다는, 선생님을 고발하고 구타하는 사회에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리라고 기대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왠지 기대하게 된다.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기보다 자신의 것을 우선 나누어주시는 선생님, 아니 스승의 마음에서 정말 자애로운 스승의 사랑을 느낀다. 나는 그런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항상 내 마음의 절반이 제자의 곁을 지켜줄 수 있는 그런 선생님이 될 수 있다면 오히려 내 마음이 따뜻해질 것 같아서 지금부터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