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을 읽고나서 소금

소금의 역사는 무척이나 오래오래 되었다. 소금은 식탁에 놓이는 맛있는 음식들에 꼭 들어가는 조미료로서 역사상 존재해왔다. 또한 예전에 소금은 귀한 품목 중에 하나였기 때문에 이것을 판매하는 자는 국가가 대부분이었으며, 소금 판매권을 손에 거머쥔 사람은 거부로 성장할 수 있기도 했다. 소금이 ‘그토록 귀중했던 시절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역사에 남긴 흔적은 깨닫지 못하지만 무시 못 한다. 인류역사가 시작된 곳은 소금이 풍부했다.
인류문명의 발원지엔 천연의 천연소금이 풍부했다. 로마인들은 이 소금수출업에 일찍 눈을 떴고 그 전통을 이어받아 국고의 수임과 공공의 자금을 소금으로 조달했다.
동양에서도 중국은 특히 국가 전매품이었다. 만리장성이 재원이 소금이었다니....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베네치아가 제네바와의 소금무역전쟁에서 이긴 것은 베네치아 공화국 토대를 닦았다.
소금이 이토록 우리 역사상 문…(생략)

이다. 고혈압환자나 심장질환 환자에게는 혈관벽을 약화시켜 건강을 해치는 주범으로 알려져 있으며, 신체의 1(0.9)%는 소금으로 이루어져 없어서는 안 될 필수불가결한 성분이기도 하다.
나는 우리 조상이 저염(가마솥에 바닷물을 부어 졸여 만든 소금)을 만들어 부자가 되었다는 말을 듣고 소금이 부를 창출하던 시대를 생각하곤 했는데, ‘소금’(마크 쿨란스키 지음, 이창식 옮김)이란 책을 읽으며, 소금이 단순하게 부만 준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마어마한 역사가 깃들어 있음을 알았다.
종이 이전의 시대에 파피루스에 기록되어 있다는 ‘절인 야채보다 더 맛있는 음식은 없다(소금에 절인다는 뜻의 salad는 라틴어 ‘sal(소금)’에 어원을 둠) 라는 말에서 소금의 맛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의 구미를 사로잡았으며, 소금을 운송하는 일이 동기가 되어 수많은 공공사업이 형성되었고, 소금을 통하여 브롬이라는 화학물질을 발견하는 등의 화학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고, 소금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대륙과 대양을 가로지르는 지리학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도 소금이었다.
깊은 갱도를 나무 미끄럼을 타고 내려가 암염 캐내는 일들이 지금의 석유, 광물 등을 채굴하는 기술로 발전 했다든가, 소금막장에서 샹들리에를 만들어 놓고 화려한 향연을 열었던 일화와 첼리니 같은 예술가가 빚어낸 황금으로 빚은 소금그릇들은 예술사에서 빛나는 업적이 되기도 한다. 이는 소금이 인간의 삶과 정신을 윤택하게 한 촉매제임을 시사하는 것이리라.
그러나 소금은 인간에게 긍정적인 면만 부여한 것은 아니다. 포에니 전쟁등 군비를 충당하기 위해서 소금값을 조작하는가 하면, 고대 중국에서는 소금을 전매하여 국가적 독과점이 이루어져 백성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기도 했다.
소금 때문에 수많은 전쟁이 빈발 하였는데 미국의 남북 전쟁도 소금에서 기인했다고 하며, 대구 청어 등 염장에 필요한 소금을 얻기 위해 영국을 비롯한 유럽 여러 나라들은 약소국들을 식민지화 했으며, 식민지 인도의 등불 간디는 소금을 오염시키는 것으로 지배국인 영국에 대해 보이지 않는 저항을 했던 것도 소금이다.
소금은 혁명의 도화선이기도 했다. 프랑스 대혁명의 발발은 다름 아닌 소금에 부과된 염세 때문에 밀거래가 성행했고, 이를 막는 과정에서 혁명이 분출된 것이라고 하니 소금은 천의 얼굴을 가진 결정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소금에서 연원하므로 먹고 사는 것, 체액의 구성물이므로 살아 있는 것, 누구나 병원에서 처치를 받았을 수액제제의 주성분이 소금물이므로 살 수 있는 것이 바로 소금이 아니던가!
요리사인 저자가 요리재료의 필수품인 소금을 통하여 풀어헤친 역사개관이 이채롭지만, 소금에 얽힌 설화, 전설, 금언 등이 미약하다. 이는 또 다른 이야기꾼의 저작을 기대하게하는 여운이기에 흠결이라고 지적하고 싶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