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를 읽고 소나기 중

[독후감]
때묻지 않고 순수하고 희생적인 어린사랑
‘소나기’를 읽고 나서...
우린 모두 어렸을때 티없이 맑았다. 장난도 악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아니라 천진난만 그자체가 아닐까 싶다. 나는 처음 이책을 접했을 때 소나기 하니까 모든게 비에 관련된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첫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내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서울에서 이름 모를 작은 시골마을에 온 연약하고 예쁘장하게 생긴 소녀는 한번도 보지 못한 도랑에서 매일 손을 넣고 혼자 중얼거리며 놀이를 한다. 하지만 그 모습이 너무 예뻐서 소년은 길을 비켜달라는 말조차도 못하고 소녀가 다 놀고 집으로 갈 때까지 쪼그려서 보곤 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나는 한참을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시골 아이라고 하지만 너무나 깨끗해서 마치 어린 천사 같아서 난 내주변의 친구들과 나를 생각하게 되었다.
명랑한 소녀가…(생략)

느꼈다. 결국 이사를 가게 될 소녀에게 주려는 호두를 소년이 쥐면서 만날까 말까하는 그 모습이 참 안타까웠다. 잠이 들다 어머니, 아버지께서 말씀하시는 소녀가 죽었다는 소리를 듣고 눈물을 흘리는 소년의 그 모습이 애달플 정도로 가슴이 아팠다. 어린 소녀의 유언처럼 소년과의 소중한 사랑이 추억이 물든 분홍 스웨터를 그래도 입혀서 묻어달라는 그 말이 귓가에 들린다. 부끄러워 끝내 호두도 주지 못하고 다시 볼 수 없게 된 소녀를 혼자 가슴속으로 슬퍼하는 소년과 조금이나마 죽어서도 소년과의 소중한 사랑이 묻은 스웨터를 간직하려는 소녀의 모습이 소나기라는 책을 더 내 가슴속에 묻어준 이유인 것 같다. 아름다운 시골 이야기가 가득하고 어린 아이들의 사랑이야기가 더 나를 동심의 세계로 이끌었다.
요즘 많은 어른들이 얼마나 이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이해할지는 잘 모른다. 어린아이들의 첫사랑이라고 해야 할 이런 작은 사랑은 언젠가는 잊게 될 사랑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이 있기에 세상은 아무도 모르는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저마다 모두들 얼마나 큰 추억이 있는지도 나는 잘 모른다. 하지만 만약 모두들 크고 작은 추억을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면 이 소설의 소년과 소녀 같은 작지만 빛이 나는 이야기를 하나씩 모두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가 다음에 내가 어른이 되었을 때 또 한번 읽고 싶다.
어린 소녀와 소년의 사랑을 그때가 되어도 이해하고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을지......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