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심청을 읽고 심청을 읽고

심청을 읽고
심봉사는 공양미 삼백석을 덜컥 약속해버린다. 이 책임은 결국 심청이가 떠맡는다. 아비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심청이는 바다로 내던져진다. 그렇게 돌고돌아 심청이와 아비와의 만남에서, 아비는 ??너무 기쁘고 놀라?? 눈이 떠진다.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전래동화이다. 으레 전래동화들이 그렇듯, 절대 말이 안된다. 바다로 뛰어든 청이가 어찌 살아날 가망이나 있는지, 그리고 연꽃에서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 말이나 될법한 소린지.
소설 ??심청??은 그런 황당무계 동화를 말이 될 법한 소설로 바뀌어놓았다. 심청이는 쌀 삼백석에 목숨을 판 것이 아니라 몸을 판 것이었다. 그로써 그의 몸은 그의 것이 아닌, 돈을 낸 자의 물건이 된다. 심청이는 그렇게 몸을 적당히 이용해 자신의 입지를 굳혀나간다. 그렇게 그는 청이에서, 난화, 로터스... 계속해서 변신을 한다. 그런 과정에서 그의 몸과 영혼은 서로 속도를 맞추지 못한…(생략)

자리잡고 있는 기본틀은 효녀 심청이 아니라, 저자가 의도한 매춘과 관련된 삶이 대다수 였지만 뭐랄까. 그 속에서 씁쓸함이 물씬 풍긴다.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어떤 미묘한 슬픔이....
그나마, 로터스와 렌카의 삶을 살 때는 렌화의 삶보다는 나았던 것 같다. 자선사업도 하고, 뜻 깊은 일도 하고.
삶이란 뜻대로 되는 일보다는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더 많다. 그걸 알면서도 부정하려고 하며,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삶에 자포자기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심청을 보면, 만약, 우리가 그런 삶을 살게 될 상황에 처했다면 과연 우리들은 어떻게 했을까? 혹, 힘들어서 미쳐버리지는 않을는지.. 혹, 삶을 자포자기하지는 않을는지.. 혹, 세상을 비난하며 절망적으로 한평생을 살아나가지는 않을는지 말이다.
그런 점에서 우린 심청에게서 어떤 의지력과 삶을 이겨내는 그 어떤 방법을 배워나가야 할 것이다. 심청의 고되고 힘들었던 삶이 자신의 의지와는 별개로 진행되었지만, 스스로 그 힘든 역경을 이겨내고 개척해낸 것처럼 물론, 그 개척과 힘듬을 이겨낸 과정에서의 씁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우리 여인네의 삶이 이런 삶일까 참으로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