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보 넘기는 남자 악보넘기는 남자

< 악보넘기는 남자 >
이 소설의 소재는 나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글 속에 나오는 주인공은 지금까지 소설 속에 나오는 주인공들과는 너무나 달랐다. 마이너리그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기는 했지만 그는 자신의 삶을 낮추어 보지 않고, 지금의 현실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다. 자신의 일에 만족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계속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에게는 그저 그 이유만으로 소중하고 중요한 것이다. 문득 나는 나도 이 정도로 좋아하는 일이 생겨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런 일이 생긴다면 나는 이 소설의 주인공 남자처럼 나의 많은 부분들을 포기하면서까지 그 일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은 현실을 살아갈 것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의 많은 것을 포기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동일한 인생을 살아가려고 발버둥치면서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뒷전으로 남겨 두고 하루하…(생략)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불행해 지는 것이 아닐까? 문득 이런 생각이 또 스치고 지나간다. 많은 것을 느끼는 순간에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는 착각에 빠진다. 그래서 나는 소설을 읽는 것이 너무 좋다. 내가 아무리 이해하고 알았다고는 하지만 그 모든 이야기는 허구이기 때문이다. 진실이 없다는 것은 진실이 있다는 것의 의미가 되기도 한다고 생각된다. 내가 믿는 모든 것은 진실이 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그 누구도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것이 진실이 되어버린다는 것은 기쁘기도 혹은 슬프기도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내가 커 나가야 할 시간이 많이 있지만 이렇게 소설을 읽고나면 조금은 천천히 크고 싶다는 생각을 문득 해보게 된다. 무섭기도 하고, 그냥 지금의 내가 나쁘지 않고, 지금의 나를 내가 많이 좋아하기 때문에 변하고 싶지 않은지도 모르겠다. 삶의 모든 것과 자연의 많은 것들은 변한다고 하는데 정체 하는 것도 좋지 않은 현상일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이것이 바른 것이 아니라면 아주 조금만 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많지 않게 아주 적은 정도의 양만 변해서 내가 나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게 그렇게 되면 정말 행복한 어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