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와 작가 생텍쥐페리 어린왕자와 작가생텍쥐페리

어린왕자와 작가 생텍쥐페리
몇 년 전에 어린왕자라는 노래를 들었었다. 내용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희미하게나마 기억이 난다.
그 노래 가사는 마치 동화 같았다. 그래서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나는 이렇게 어린왕자를 만났다.
세계 2차 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생텍쥐페리는 조국 프랑스를 떠나 뉴욕에 있었다. 그것은 스스로 선택한 망명이었다. 그는 이미 소설 야간비행과 인간의 대지를 미국에서 더 명성을 얻고 있던 터였다. 전쟁 초에 그는 이미 조종사로서 참전했었다. 국내의 분열이 미국내의 프랑스인까지 미치자 그는 마침내 언론을 통해 단합을 호소하는 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조국은 독일의 지배하에 있었고 세상은 점점 그의 이상과 달리 이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조국을 떠난 타국에서 어린왕자는 태어났다.
그 때 그는 벌써 아내와 3년째 별거 중이었다. 당시 그의 고독과 불안이 어떠했는지…(생략)

작가 자신의 이야기이고 인간에 대한 통찰이기도 하다. 그는 이 작품을 나치치하에서 고통받고 있는 유태인 친구 레옹베르트에게 바쳤다.
어린 왕자가 그의 별을 떠났듯이 생텍쥐페리는 조국 프랑스를 떠나와 있었다.
어린 왕자는 곧 생텍쥐페리 자신의 분신이었던 것이다.
생텍쥐페리는 2차 세계 대전 조국의 침략자에 대항해 싸운 전사이자 프랑스를 대표하는 행동주의 작가이다. 제국의 역사를 간직한 군사박물관 옆 공원에는 전시 조종사의 생텍쥐페리의 애국적 사명을 자랑스럽게 기록하고 있는 그의 동상이 서 있다.
병역을 위해 공군에 발을 딛게 되면서 생텍쥐페리는 비로소 조종사로서 인생에 전기를 맞게 된다. 조종사 경험은 그의 전 작품을 통해 투영된 인간에 대한 성찰깊이를 더해주었고 행동주의 작가로서의 그의 개성을 드러내주게 된다.
생텍쥐페리는 한 때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 해 원주민들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구조된 적이 있었다. 그는 그 때의 경험을 어린 왕자 속에 이렇게 그리고 있다.
그러니까 6년 전 사하라 사막에서 비행기가 고장이 났을 때까지 나는 진정으로 이야기를 나눌만한 사람도 없이 혼자서 살아왔다. 그 때는 정비사도 승객도 없었으므로 내게는 죽느냐 사느냐 하는 문제였다.
동이 틀 무렵 이상한 목소리가 나를 깨웠다.
??저 양 한 마리만 그려줘.??
정말로 이상한 꼬마 하나가 나를 근엄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양을 그려본 적이 없으므로 속이 안 보이는 보아구렁이 그림을 그려주었다.
??아니야. 코끼리가 아니야. 보아 구렁이는 너무 위험해, 나는 양이 필요하단 말이야. 아니야 이 양은 병이 들었는걸. 다른 걸 그려줘. 이봐 이건 숫양이잖아. 뿔이 있는 걸. 이건 너무 늙었어. 나는 오래 살 양을 갖고 싶어.??
그래서 나의 마지막 그림은 이랬다.
??이게 바로 네가 원하는 거야.　
어린 왕자는 이미 상자 속의 양을 꿰뚫어보는 눈을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해서 어린 왕자와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어린 왕자는 별 소혹성 B612호에서 왔다. 그 곳에는 그가 매일 보호해 죽어야 할 변덕스런 장미가 있었다. 그러나 장미를 위협하는 바오밥나무 때문에 어린 왕자는 늘 불안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린 왕자는 그 장미와의 불화로 자신의 별을 떠나기로 결심을 한다. 오만하고 변덕스럽고 허영심 많은 아름다운 꽃 장미. 이 장미는 생텍쥐페리가 프랑스에 두고 온 그의 수엘로로 짐작된다. 그들의 결혼 사진은 검은 예복 때문에 묘하게도 슬픈 분위기를 자아낸다. 생텍쥐페리의 잦은 비행으로 수엘로는 늘 혼자였다.
뉴욕에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가 진척되고 있을 무렵 1942년 11월 영미 연합군을 북아프리카 상륙 작전을 단행하고 나치 독일군은 프랑스에 전면 점령에 돌입한다. 그의 작은 별인 프랑스를 구하기 위해 생텍쥐페리는 정찰비행사로서 참전하게 된다.
어린 왕자의 모습이 다른 모습과 달리 칼든 기사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그것이 바로 해방전선에 복귀하는 생텍쥐페리 자신의 초상이기 때문이다.
어린 왕자가 사막의 노란 뱀에게 물리는 것으로 자신의 별에 귀환하려 한다.
이것은 현실적으로는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어린 왕자가 지구에 왔다가 사라진 이 지점을 생텍쥐페리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쓸쓸한 풍경이라고 썼다.
어린 왕자가 쓰러진 곳에서 그 몸이 사라졌듯이 생텍쥐페리도 역시 죽음의 흔적을 어디에도 남기지 않았다.
그의 유해나 그가 탄 전투기의 파편 또한 50년이 지나도록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그가 어디로 돌아갔는지 안다.
생텍쥐페리는 그의 유년 속으로 모든 어른들의 유년의 기억 속으로 돌아간 것이다.
어린 왕자는 2개의 그림을 끝으로 세상에 함몰되어버린 한 조종사에게 준 메시지이다. 어린 왕자와 헤어진 이후 눈에 띄는 모든 별들이 웃는 것으로 느껴지게 된 그 조종사는 어린 왕자와의 이별에 눈물을 보이는 여우나 하늘의 별이 모두 녹슨 도르래가 있는 우물로 보이는 어린 왕자와 마찬가지로 길들여짐의 놀라운 신비를 경험했다.
하지만 그 신비를 경험할 수만 있다면 누구에게서든 아무 의미 없는 삶은 시공간적으로7 차별화 되는 행복과 기쁨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이 작품을 통해 읽어내지 못하는 바보는 아마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