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일지를 읽고 백범일지

백범일지
저자 : 김구
출판사 : 관동
어린 시절, 나의, 위인전을 읽음으로써 얻은 지혜와 애국심을 생각하며, 다시금 그런 기회를 갖게 되었음을 기뻐하는 마음으로 책의 첫 장을 넘겼다. 김구 선생의 자필로 쓰여진 머리말에서부터 나는 크나큰 감동을 받았다. 두 아들과 가정을 생각하는 따뜻한 가정애, 그리고 그보다도 더 위에 둔 애국. 소중한 가정보다 우선으로 세운 것이 애국임을 보면서 과연 민족의 사표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지나친 겸손은 나를 한없이 부끄럽게 만들었다. 그의 호인 `白凡`이라는 뜻이 지극히 평범하다라는 것을 그 때서야 알았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라는 말이 내게 이때처럼 가깝게 느껴진 적이 일찍이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가장 경탄했던 그의 문장은 바로 `독립은 다른 나라나 다른 이가 아니라 바로 내가 하는 것이고 우리 국민 모두가 이러한 생각을 가질 때, 독립은 반드시 이루어진다…(생략)

이 되었다. 그는 다시 일어나 이번에는 사주, 관상을 연구했으나 거기에도 실망했다. 그러나 그는 여기에서도 주저앉지 않았다. 훗날 고능선이라는 학자에게서 `호심인`되는 것을 배우고는 그것에 마음을 굳혔다. 이러한 노력과 인내가 훗날의 그를 만든 것이라 생각된다.
동학 접주로 농민 구제에 힘쓰던 시절, 그가 젊은 나이에 세력이 큰 접주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정직 때문이었다. 동학이 뭐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조금의 과장도 하지 않고 `마음이 깨끗케 되는 것이다.`라고 정직하게 말한 것이 실로는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엄청난 힘이 되었던 것이다. 때로는 정직하지 못했던 나 자신을 반성해 본 좋은 기회가 되었다. 그는 안 진사 집에 거할 때, 그 집 포병들에게 이유없는 비난을 받았음에도 묵묵히 듣기만 했다. 그러자 그 비난이 후에는 존경이 되어 돌아왔다. 나도 그와 같이 넓은 마음을 가지리라 다짐했다. 관리가 아닌 일반 백성의 몸으로 나라 구제를 위해 청국을 시찰하는 대목에서 그의 `애국은 내가 하는 것이다`라는 사상과 그의 행동이 일치함을 발견하고 숙연함을 느꼈다.
그의 가장 활동적인 대목인 국모 보수 사건은 나의 심장을 빠르게 했다. 홧김의 무모한 행동이 아닌, 깊은 생각과 고 선생 말씀, 그리고 애국심에서 호심인의 비전을 통해 왜의 중위를 죽였다는 점에서 참된 애국의 길을 백범은 보여주었다. 살인은 비난여지가 충분히 있으나 그 애국심은 누구나 높이 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서 "나는 나라를 위해 한 것이다."라고 큰 소리로 신문하는 자를 꾸짖던 빛나는 모습은 내게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는 탈옥 때도 이미 고종의 특사령을 받았기 때문에 그것을 단행한 것이고, 그의 탈옥은 오직 왜와 저항하기 위함이라는 정당한 명목으로 이루어졌으므로 이를 비난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가 본격적으로 학교를 세워 교육에 힘쓴 시기는 그가 보인 애국 중 손꼽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농촌 계몽을 통해 구국을 꾀하려는 진보적인 사상과 겨레 사랑 정신. 이웃에게 작은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던 나를 되돌아보며 질책했다. 나도 그를 본받아 먼저 가정과 이웃을 사랑하고 겨레와 나라를 사랑하는 참된 애국애족자가 되리라 굳게 다짐했다.
15년형 투옥에서도 그의 애국 정신은 변하지 않았다. 고난 속에서 일제와 맞섰던 그를 그 누구보다도 더욱 참된 애국자라고 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고 이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의 계속된 감형은 다시 그에게 더 큰 애국의 길을 열어주시려는 공평하신 하나님의 뜻이라고 확신한다.
출옥 후, 그가 맡았던 농촌 지도자 역에서 그는 우리 민족 사상을 바르게 뜯어 고쳤고, 그 때에 보인 참된 지도자로서의 자질이 훗날 그가 우리 나라의 위대한 지도자가 될, 그 날을 위한 기반이 되었던 것이다.
왜의 탄압을 피해 출국하면서까지 애국을 버리지 않았던 그에게서 우리 민족의 정신이 느껴졌다. 독립된 우리 정부의 유리창 닦는 사람이 되겠다는 그의 비전이 과성취되는 모습을 볼 때, 애국심과 비전의 무서운 힘을 느꼈다. 그는 청소부가 아닌 경무국장, 그리고 임시 정부의 주석이 되었기에…….
그는 순국하였지만 그의 애국애족 정신은 지금 내 가슴속에, 그리고 수천만 겨레의 가슴속에 뜨겁게 살아 있다. 나는 그의 일대기를 보며 나도 그를 거울로 삼아 그와 같은 위대한 애국자가 되리라고 굳게 다짐하며 가슴을 불태워 본다. 그가 끝내 이룩하지 못한 통일은 그가 말한 대로 결코 타에 의해 이룩되지 않고 우리 겨레, 그리고 `나`에 의해 이룩되어야만 한다. 그것이 우리 민족 사천만이, `내가`해야만 하는 의무이자 책임, 그리고 애국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