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를 위하여를 읽고나서

아우를 위하여
나는 방학동안 거의 매일을 도서관에서 살았다. 대부분 책을 읽기 위해서 도서관에 간다면 나는 좀 다르다. 집에 있으면 방해물이 많기 때문에 집중이 잘 되지 않아 자주 공부하러 갔다. 곧 방학이 끝나 간다는게 느껴질 무렵, 코앞에 있는 종합도서실을 참 오랜만에 들렸다. 이것저것 훑어보다가 ‘아우를 위하여’란 책을 집어 들었다.
글씨는 매우 큼지막해서 지루해 보이진 않았는데 일본말, 사투리 등 모르는 낱말들이 꽤 있어서 힘들게 읽었다. 물론 그런 낱말들 못지않게 나름대로 날 힘들게 한 부분이 또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제목에서부터 숨겨진 의미가 많은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솔직히 그다지 수월하게 책의 내용을 이해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고맙게도 단편이라서 여러 번 읽었다.
형이 아우에게 쓰는 편지 내용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책에서는 6.25전쟁 직후 초등학교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생략)

덮어놓고 무서워만 하면 비굴한 사람이 됩니다. 그래서 겁쟁이가 되어 끝내 무서움에서 놓여 날수가 없는 거예요." 정말 마음에 드는 문구이자, 내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선생님께서는 한마디로 피하지 말고 정면 돌파 하라는 말씀을 하시는데 남성스러운 냄새를 풍기는 듯하다.
이 책을 읽는 내낸 나는 꼭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읽는 기분이 들었다. 이 두 작품은 강자에 대항하는 약자의 용기를 글쓴이는 말하고자 했다. 이러한 비슷한 부분이 많다보니 어떤 이는‘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아우를 위하여’를 모방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태를 수습하는 모습은 분명 다르다. 그러므로 무작정 모방했다고 말하기엔 조금 무리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나 또한 너무도 미운 선생님 한분 계시다. 이 책에 등장한 무관심한 담임선생님 같은 분이셨다. 어린 초등학교에 선생님께서 무관심하시면 학급의 기강이 무너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한때 왕따, 전따 등 따돌림 당하는 학생들을 일컬어 말이 유행하기도 했었는데... 어른들은 말한다. 요즘 애들 무섭다고. 그런데 나는 꼭 그렇지 많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 어른들의 어린 시절부터 생각해 보라고 전하고 싶다. 예전에는 더 심했지만 쉬쉬한 탓에 조용했던 것은 아닌가 싶다. 하도 텔레비전에서 집단 따돌림에 관한 내용을 많이 다뤄서 중학교 올라가는 것이 걱정이었다. 애들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점 더 무섭게 거칠어지는 것 같아 참 안타깝다.

몇 안 돼는 집단 패거리들의 나쁜 횡포에 기죽지 말자. 이 책처럼 다수의 우리들이 뭉치면 그들은 하나도 무서울 것이 없으니까. 이러면 안 되는데 싶으면서도 우리는 고개를 숙이고 만다. 나는 그런 요즘 실정이 너무도 화가 난다. 나는 그래서 따진다. 괜히 끼어들었다 싶지만 그래도 내 성격에 그냥 못 넘어가니까. 뒤에서만 욕 잘하고 말 많은 애들이 제일 싫다. 겉과 속이 다른 애들은 의리가 없다.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우리들 선에서 바로 잡는게 어떨까 싶다. 옳은 일에 대해 용기를 가지자. 남의 일이라고 나 몰라라 하면 뭐 해결되는 게 있는가? 점점 썩어가는 세상. 아니 뿌리부터 그랬으니 거기에서 자라는 줄기도 들었나 보다. 나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 이상 정의라는 방패로 우리라는 집단 체를 지키자.

영래가 선생님을 모욕하는 쪽지를 수업시간에 돌렸다. 내가 그 쪽지를 봤더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 보았다. 그 글만 읽고 히히덕 거리며 다른 애한테 전달을 할까, 아니면 선생님께 이를까, 숨길까. 나는 없애버릴 것 같다. 누가 가져갔냐고 묻는다면 당당하게 말하겠다. 기죽지 않고 말 할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처럼.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나랑 참 닮은 점이 많은 것 같다. 생각하는 부분이나, 그에 대한 행동이나. 그래서 이 책이 맘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