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제국을 읽고나서 영원한제국

시경, 서경, 주역이 만든 환상의 제국을 꿈꾸며
- 이 인화의 ‘영원한 제국’ 을 읽고 -
‘영원의 고리 위에 인간이 만든 나라는 하나 밖에 없다. 주나라. 그 이전의 모든 나라는 주나라에 도달하려는 꿈, 그 이후의 모든 나라는 주나라로 돌아가려는 꿈이 었다.’
-영원한 제국, 본문 中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역사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중국사나 동양의 역사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 그 쪽으로 자주 자료를 찾아보곤 했었다. 그런데 나는 사기와 같은 역사서나 고대 유물에 대해 정리해 둔 사료 집은 꽤 흥미 있게 읽어도 요즘 불티나게 출간되고 있는 역사 소설에는 왠지 마음이 끌리지가 않았다.
아마 내가 역사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그 내용이 허구적인 사실을 기본으로 한다는 게 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이 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 내용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한마디로 어…(생략)

현장을 묘사하는 작가의 실력이 탁월하였기 때문에, 책을 한 장 한 장 넘겨 읽을 때마다 마치 내가 그 현장에 있는 것 같은 생생한 느낌을 받았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나는 이 책에 대해 굉장히 깊은 인상을 받았고, 그동안 내가 알고 있는 역사적 지식에 대하여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왜 지금까지 역사소설을 좋아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어렴풋이 짐작하게 되었다. 아마 나는 지금까지 출판되고 있는 대하소설이나 역사소설들이 단지 허구적 상상력과 재미만을 추구한 작품이라서 많이 섭섭했었던 것 같다. 그랬기에 역사 소설을 좋아하지 않게 된 것이고.
왜냐하면 단순히 기발한 상상력을 소재로 한 것이면 그것에는 반드시 소재적인 한계에서 딸려나오게 되는 식상함이 존재하기 마련이고, 재미만을 추구한 거라면 내용에 금방 질려버리게 되거나 읽고 나서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는 사태가 벌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역사소설의 한계를 뛰어넘는 작품을 만났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이 작품이 등장하고 난 이후에 정조가 정말 독살되었는가, 아닌가에 대해 학계에서 논란이 많았다고 하였다. 이 책을 읽고 난 나도 역시 정조가 독살 되었다는 사실이 더 타당하게 느껴질 정도 이었으니까 말이다.
이번에 ‘영원한 제국’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 매우 반가운 느낌이 든다. 앞으로도 이런 역사소설을 접할 수 있었으면 한다.

제목 : 영원한 제국 (저자 : 이 인화, 출판사 : 세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