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체불만족을 읽고,,, 오체불만족 중

‘오체불만족’을 읽고 나서...
한창 중학교 생활로 바쁘던 1학기 초기 난 다소 삭막해진 마음을 달래기 위해 동네의 자주가던 어느 서점을 들르게 되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는데 팔다리도 없이 휠체어에 앉아있던 어느 사람의 모습을 표지로 한 ‘오체불만족’이란 다소 생소한 이름의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당시엔 ‘세상에 참 희한한 사람도 다 있구나!’ 하고 별 느낌 없이 무료함을 달랠 생각에 그 책을 사게 되었다. 하지만 원래 책을 한번에 자세히 읽지 않는 버릇 때문에 대충 책장만 넘겨진 채 구석에 박혀 먼지만 뿌옇게 뒤집어 쓰게 된 불쌍한 책. 그리고 독후감이란 내 앞에 놓여진 숙제에 다시 한번 이 책을 손에 들게 되었다.
‘선청성 사지절단’ 태어나면서 팔다리가 없는 장애인. 그가 짊어져야 할 짐이었다.
나도 처음 들어보는 병 선천적으로 팔다리가 없다니... 그저 내 몸이 정상인 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략)

과 전혀 차별화 되지 않은 삶을 산다는 것이었다. 학생회장 선거도 출마하고, 친구들끼리만 캠핑도 가고, 오히려 보통 사람들보다 뛰어난 점이 많았지 부족한 면은 찾기 힘들었다. 초등학교 시절도 마찬가지로 남들과 똑같은 보통 학교를 갔으며 축구, 농고, 배구, 그리고 수영까지.. 이모든 것을 해내기에 이 만큼 멋있는 사람으로 자라나며 보란 듯이 그 고난을 이겨나가고 있었다. 그 때 내가 받은 가슴 뭉클함을 무엇으로 표현할까?
우리는 흔히 자신의 행복의 척도를 외모에 두는 경향이 있다. 남보다 큰 키, 잘생긴 용모, 잘빠진 몸매, 큰 눈 , 오똑한 코 그런 의미에서 보면 오토다케는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인간이 아닐까 생각된다. 적어도 나의 관점에서 보면 그러해야 당연하다. 자신은 남에게 자랑할 외모 자체가 박탈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혀 그러하지가 않았다. 바로 여기에서 오토다케에게 많은 애정을 느낄 수가 있었다. 과연 나였으면 오토처럼 인생을 궁극적으로 행복하게 모든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난 결코 답이 나오지않을 것 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는 장애가 있긴 하지만 인생이 즐겁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건강한 몸으로 태어났지만 울적하고 어두운 인생살이를 보내는 사람도 있다. 그런가 하면 팔다리가 없는데도 매일 활짝 웃으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바로 오토가 그러한 사람이다. 그러므로 관계가 없다고 한다. 장애 따위는 말이다. 그는 거듭 말한다.“신체는 불만족이지만 인생은 대만족”이라고....
어떻게 보면 이것은 너무나 모순이다. 팔다리도 없는 인간이 어떻게 자신을 행복하다라고 까지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사지가 멀쩡한 나도 사실 행복하다 라고 말하기엔 먼가 부족한 듯한데, 그는 언제나 환한 미소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보내었던 따가운 시선 따위는 저편으로 접어둔 채 말이다. 이것이 내겐 너무도 큰 충격이자 감동이었다. 그는 모든 걸 이겨냈다.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었고, 또 우리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 함을 일깨워 주기에 충분하였다.
『어떻게 태어났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비록 생김새도 언어도 다른 타인이지만 진지하게 내뱉는 그의 이 말이 오늘따라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