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읽어주는 남자를 읽고나서 오페라읽어주는남자

-오페라 읽어주는 남자-
오페라, 나처럼 학생에게는 다른 세계에 존재하는 것 같이 느껴지는 그 오페라. 우연히, TV에서 어떤 오페라를 잠깐 보게 되었다. 그 화려하고 웅장한 무대, 극적인 드라마, 아름다운 노래, 정말 감동의 도가니였다. 잠깐의 시간이었지만, 그것을 보는 동안 정말 그것에 빠져있었다. 사실, 평소에는 오페라하면 뚱뚱한 아줌마가 드레스를 입고, 노란 가발을 뒤집어 쓰고, 노래를 부르는 것만, 생각했었는데, 그것이 얼마나 큰 착각이었는지를 깨달았다. 그 것을 계기로 오페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런 때에 이 책을 도서실에서 발견하고,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모른다.
7편의 오페라를 소개해주는 책인데, 그 속에 숨어있는 중요포인트, 주시해야할 내용들, 모습들을 잘 설명해주어 오페라를 이해하기 쉽게 해주는 책이었다. 이 책은 오페라, 뮤지컬 무대 연출가이며, 화제의 공연 ‘오페라의 유령’의 국내 연출자…(생략)

이라는 이야기들이 음악과 만나면서, 더 그 깊이가 더해지는 것 같다.
내가 또 하나, 말하고 싶은 오페라는 ‘살로메’ 라는 오페라이다. 내용이 섬뜩하고, 정말 일반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있을 수 있는 이야기이고,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오페라는 헤롯 왕, 그의 의붓딸 살로메, 그리고 당대의 예언자 세례 요한의 비정상적인 사랑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헤롯 왕은 형을 죽이고 형수와 결혼한 데다가, 자신의 의붓딸이며 죽은 형의 딸인 살로메를 향해 호시탐탐 유혹의 손길을 뻗친다. 하지만 이 의붓딸도 만만치 않다. 왕의 그런 빗나간 욕정을 부추기고 있고, 이 어린 처녀는 왕의 패륜을 비난하다 감옥에 갇힌 예언자, 세례 요한의 ‘섹시한 입술’ 에 반하여 광기 어린 열정의 노예가 된다. 하지만 그 요한은 살로메를 부정한 여자의 딸이라며 쳐다보지도 않았다. 결국 살로메는 헤롯 왕에게 ‘일곱 겹 베일의 춤’ 을 보여주고 세례 요한의 목을 은 쟁반에 담아와 달라고 부탁한다. 헤롯 왕은 요한을 처형하는 것만은 안 된다고 정색을 하지만 단호한 살로메의 태도에 결국 요한을 처형했고, 그 목이 은 쟁반에 얹혀져 나왔다. 살로메는 그 머리를 붙잡고 울부짖으며 그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결국 왕이 살로메를 처형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만다.
너무나도 엽기적이고, 말도 안 되는, 섬뜩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것 또한 또 다른 사랑의 모습일 것이다. 잘못된 모습이긴 하지만 말이다. 살아서는 가질 수 없었기에, 죽어서라도 가지고 싶어했던 살로메의 세례 요한에 대한 사랑. 아마도 나는 죽을 때까지 이런 사랑은 못해볼 것이다. 살로메처럼 자신이 원한다고 해서 막 가질 수 있는 처지도 아닐뿐더러 그렇게 라도 얻고 싶은, 또 가지고 싶은 사람이 없을 것 같아서이다. 사랑이 지나쳐, 아니 집착이 지나쳐 스토커가 되는 상황은 있을 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이 세상에는, 또 우리는 많은 이야기들을 알고 있고, 지금까지 들어왔다. 그 이야기가 음악을 만나 생명을 부여받은 것이 바로 오페라이다. 오페라 속에는 인생의 진실이 담겨져 있고, 현실의 모습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오페라를 멀리하고, 돈 많은 사람들이나 보는 그런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알게 된 오페라의 진정한 모습, 진정한 매력, 진정한 가치는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가 오페라가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멀리 있는 것도 아닌, 상류층들만 보는 것들도 아니라는 것이다. 아직은 오페라를 보러 다닐 시간이나 돈이 없어서 자주 보러 가지는 못하겠지만, 되도록 오페라를 보러 직접 가보도록, 많이 접해보도록 노력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오페라에 대한 잘못된 상식, 생각들을 버리고 오페라에 대해 한 발짝 더 다가섰으면 좋겠다. 그렇게 다가서고, 알아 가다보면 언젠가 우리나라에도 오페라 하우스가 생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