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한그릇을 읽고나서 일반독후감 우동 한 그릇

우동 한 그릇을 읽고
해마다 연말이 되면 길거리 곳곳에 빨간 자선냄비가 보인다. 그런데 자선냄비에 모금되는 돈이 예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는 보도를 보았다. 분명히 예전보다 지금이 훨씬 살기 좋은 시대이고 사람들의 형편도 많이 나아졌다. 하지만 모금되는 돈은 그보다 줄었다고 하니 그만큼 세상이 각박해졌다는 뜻이 아닐까? 이런 현실이 왠지 서글프게 느껴진다. 이런 현실 속에서 가슴을 따뜻하게 해 주는 책이 한 권 있다. 바로 우동 한 그릇이다.
우동 한 그릇의 배경은 일본 삿포로에 있는 ‘북해정’이라는 우동 가게이다. 우리나라도 매년 12월 31일이 되면 송년회를 하며 맛있는 것을 먹듯이 일본인들은 우동을 먹는다고 한다.
어느 섣달 그믐날, 밤 열 시가 넘어 북해정의 주인내외는 가게 문을 닫으려고 한다. 그런데 그 때 초라한 행색의 한 여인과 두 명의 어린 아이가 가게에 찾아온다. 한 눈에 봐도 가난한 행색인 …(생략)

두 아들은 그런 어머니를 도와 집안일과 신문배달을 해 왔던 것이다. 이 날은 그 동안 진 빚을 모두 갚은 뜻 깊은 날이었던 것이다. 주방에서 주인내외는 눈물을 펑펑 쏟았고 어느덧 내 눈에도 눈물이 슬쩍 고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아, 저렇게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구나. 그저 TV에서 가끔 나오는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얼마나 몸과 마음이 힘들었을까? 그 고통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으리라. 그렇게 그 가족들은 눈물을 흘렸다.
그 후 북해정의 주인 부부는 섣달 그믐날만 되면 그 가족들을 기다렸다. 예약석까지 만들고 그들을 기다렸지만 그들은 몇 년 동안 북해정에 오질 않는다. 예약석까지 만든 주인부부의 모습은 영락없는 일본인의 모습인 것 같다. 어디선가 듣기를 일본인은 친절이 몸에 베인 민족이라고 하였다. 이 부부를 보니 그 말이 딱 들어맞는 것 같다.
그렇게 몇 년의 세월이 다시 흐른 어느 섣달 그믐날, 신사복을 입은 두 청년과 한 여인이 북해정에 방문을 한다. 그랬다. 그들은 바로 14년 전 북해정에서 우동 한 그릇을 주문했던 바로 그 가족이었다. 그 아들들은 이제 장성하여 의사와 은행원으로 성공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가족은 나중에 성공하면 꼭 북해정에 들러 우동을 먹자고 약속을 했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늘 방문을 한 것이다. 그 때 감사했다는 그 가족의 인사에 꽁꽁 얼어 있던 모두의 가슴이 스르륵 녹아내리는 듯 했다.
아, 얼마나 감동적인 이야기인가? 나 하나만 생각해도 힘이 들어 남은 돌아볼 여유가 없던 생활에 큰 힘이 되어준 이야기이다. 북해정의 주인부부가 보인 배려, 그들의 배려는 내 마음에 심금을 울렸다. 난 지금까지 그런 배려를 보였던 적이 있었던가? 간혹 나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들을 돕겠다며 나선 일이 있었다. 하지만 우동 반 덩이만 더 넣어 도움을 받는 쪽에서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한 북해정 주인의 배려는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오히려 그들을 동정의 눈빛으로 바라보며 부담을 주진 않았을까? 경솔했던 내 행동에 깊은 반성을 해 본다.
그리고 난 그 여인과 두 아들들이 참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자신들이 처해있는 상황이 너무나 힘이 들지만 그것을 꿋꿋이 이겨냈으니 말이다. 요즘 사람들은 의지가 약해 궁지에 몰리게 되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생활고에 못 이겨 가족들이 동반 자살을 했다거나 부부싸움 끝에 화재를 일으키는 등 영화에나 나올법한 끔찍한 일들이 종종 일어나고 있다. 나 역시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힘든 일은 가능하면 피하려고 했고 끈기를 요구하는 일은 도중에 포기했던 적이 다반사이다. 하지만 이들 가족은 어떠한가? 현실을 직시하고 거기서 최대한 빨리 헤쳐 나오기 위해 최선을 다 했다. 결과는 그 가족의 승리였다. 만약 그들이 나처럼 쉽게 포기를 했다거나 도망을 갔더라면 성공한 삶을 살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오늘 우동 한 그릇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한 것 같아 기분이 아주 좋다. 이 책의 교훈을 가슴에 꼭 새기고 앞으로 한 발자국씩 현실을 향해 내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