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초등학교에 다닐 때에도 몇 번 읽어봤던 작품이다.
아직도 그 때 읽었던 이 책의 감동이 생생히 기억이 나서 다시 한 번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전체의 횡포에 한 개인이 얼마나 처참하게 무너질 수 있는 가를 보여준 작품인데,
전체라는 이름표를 달고 온 폭력, 현실적인 이익을 위해 정의와 자유를 저버리는 개인들의 무책임성과 그에 따른 마음의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이 책은 주인공 한병태와 한 학급의 권력자라고 할 수 있는 엄석대,
그리고 그 학급의 친구들 이야기인데 주인공 한병태가 12살 때 (5학년 때) 서울의 학교에서 시골학교로 전학을 와서 엄석대의 횡포와 그 횡포에
저항했다가 엄석대의 편이 되어서 친하게 지냈지만 반 친구들과 엄석대의 만행을 고발하고, 그 학급이 새로 오신 선생님의 마음에 드는 학급으로 바뀌게 되였던 30 여 년 전의 일을 회상하는 내용…(생략)

의 무시하지 못할 힘이 바탕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다수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 힘인 가를 이 책에서 다시금 느꼈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왜 아이들이 엄석대 밑에서 설설 기었는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반장이자 가히 한 학급의 독재자라고 할 수 있는 엄석대의 밑에서 나쁜 짓을 일삼거나 자신의 물건을 바치거나 하는 것은 싫지만 그렇지 않으면 엄석대의 눈치를 보는 다른 아이들로부터 외면을 당할 까봐 그것이 두려워서 또는 엄석대의 말을 들으면 남에게 무시를 당하지 않거나 하기 위해서 반장에게 복종을 했을 것이다.

나는 지금 우리나라의 학급에서 일어나는 현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된다.
학급의 소위 잘 나간다고 하는 학급 친구 때문에 그 친구들과 친하지 않거나 만만해 보이는 애들을 따돌리는 것 등이 그런 예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전체만 중요하고 개인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 집단주의를 사례를 적절한 상징인 엄석대의 반이라는 공간을 통하여 잘 보여주고 있다.
나는 이러한 집단주의의 경향이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경향이 얼마나 무서운 힘인 가를 이 책을 통해서 다시금 깨달았다.

또 전체라는 이름으로 가해지는 폭력 앞에서 한 개인이 얼마나 철저히 무너져 내릴 수 있는 지, 그런 폭력은 개인의 잘못된 영웅주의로부터 출발하면서 동시에 그 집단을 이룬 사람들에게도 중대한 책임이 있다는 점을 뚜렷하게 알 수 있었다.

또 올바르지 못한 세력에 의해 상식적 판단과 진실을 보는 눈마저 빼앗겨 버림으로써 그 세력권 안으로 굴복해 가는 개인의 모습이 보인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도덕성을 잃은 집단이나 개인의 힘에 굴복해 현실의 편안함과 쾌락을 추구하는 삶이 얼마나 위선적이고 위험한 삶인가를 알게 되었다.

단지 자신의 이익과 편안함과 쾌락을 위해 불의를 인정한다는 것은 자신도 그와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또 이러한 올바르지 못한 세력을 보기만 한 것 또한 책임이 있다는 것을 마음속에 새겨야 겠고, 올바르지 못한 세력을 더 커지게 놔둔다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점점커질 것이다.

나도 이런 나쁜 세력들에게 굴복하지도 말고 남들이 굴복한다고 하더라도 나 자신만은 상식적 판단과 진실을 보는 눈을 빼앗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겠고, 나 역시 불의를 보면 참지 말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서슴지 않고 도와주도록 노력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