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옛그림

-뜻으로 풀어본 우리의 옛 그림-
최근에 친구와 싸운적이 있다. 서로 자라온 환경 때문에 생긴 다른 생각의 관점 때문인지는 몰라도, 마음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던 친구와 말이 통하지 않으니 너무 답답했다. 무엇인가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싸웠던 일에 대해서 생각해 보려고 하는데 왠지 그림을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꼭 그림을 보는 것으로 기분을 풀어야 하지는 않았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끌렸다. 생각 같아서는 내가 그림을 그리고 싶었지만, 그림을 그려서 내 기분을 표현하고 내가 어떤 상태인가를 알아보고 싶었지만 시간적으로 그림을 그리기에는 부족했다.
동양화와 서양화를 대충 보았는데 이정의 ‘풍죽도’라는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뭐라고 말로 표현은 못하겠지만, 그 그림을 통해 이정이라는 사람의 기품 같은 것을 얼핏 느꼈다고나 할까, 하여간에 그 그림이 마음에 들었다. 보통 사군자에서 대나무를 보면 선비의 꿋꿋한 정…(생략)

여 푸르름을 잃지 않으며 곧게 자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 때문에 예로부터 대나무를 군자에 비유한다고 한다. 이정이라는 화가의 다른 작품을 보지는 않았지만 첫인상 때문인지 그에게는 대나무가 가장 잘 어울릴 것 같다. 대나무가 그를 잘 나타내어 줄 것 같다. 물론 그가 그림만 잘 그리는 위선적인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다.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한 그림은 정신적으로 높은 경지에 도달해야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든 면에서는 아니지만 나도 대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 싶기는 하다. 강인한 듯 보이면서도 부드러운, 상황에 맞추어 적응해 나갈 수 있는 사람 말이다. 또한 사시사철 푸르게 말이다. 내 친구들도 사군자 같은 그림을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과 함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