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좋은날 을 읽고

운수 좋은날
현진건(1900 - 1045)
호 빙호. 경북 대구 출생. 일본 도쿄 독일어학교를 졸업하고 중국 상하이 외국어학교에서 수학했다. 1920년 개벽에 단편소설 ‘희생자’를 발표하면서 등단. 1921년 자전적 소설 ‘빈처’에 이어 ‘술 권하는 사회’를 발표하면서 작가로서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대표작에 ‘할머니의 죽음’, ‘B사감과의 러브레터’등의 단편과 ‘적도’, ‘무영탑’,등의 장편이 있다. 현진건의 소설에는 식민지 치하에서 핍박받는 우리 민족의 참상과 일제에 대한 저항 의식이 온 영중에 드러나 있다.
인력군인 김 첨지는 오늘 돈을 많이 벌게 되었다. 그의 아내가 지침으로 쿨럭 거린 지도 벌써 달포가 넘었다. 조밥도 굶기를 먹다시피 하였다. 그녀는 병이 더 심해졌다. 열흘 전에 조밥을 먹고 체한 때문이다. 그때도 김 첨지가 오래간만에 돈을 얻어서 좁쌀 한 되와 십전짜리 나무 한 단을 사다 주었더니 김 첨…(생략)

를 듣게 된다. 그러나 그는 돈을 벌기위해 손님을 정거장까지 모셨다. 그는 그렇게 한 손님을 더 태우고 육 십전을 더 벌었다. 돈을 많이 번 김 첨지는 막걸리를 마셨다. 주위에서 돈이 없으니 그만 마시라고 하나 그는 돈이 많다며 술을 계속 마신다. 그러던 중 그는 이렇게 말한다. 자신의 아내가 죽었다고 아내가 죽었는데 술을 마신 자신이 죽일 놈이라고 말이다. 그렇게 눈물을 뚝뚝 흘린다. 그런데 그는 갑자기 싱그레 웃으면서 “죽기는 누가 죽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의 동료는 그의 아내가 앓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걱정한다. 그도 걱정을 하기 시작한다. 그가 집에 글어 왔을 때 그녀는 아무 말도 없었다. 그가 발로 차보았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없었다. 그녀는 천장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죽은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운수 좋은날의 속뜻은 무엇일까 표면적으로는 여느 날과 달리 돈을 많이 번 날을 의미하지만 심층적으로는 병든 아내가 세상을 떠난 날을 의미한다. ‘운수 좋은 날’이란 제목은 병든 아내가 세상을 떠난 날을 의미한다. 그는 돈을 많이 벌어서 운이 좋다고 하지만 그와 동시에 아내의 죽음을 예상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돈과 죽음은 무슨 관계였던 것일까. 돈은 죽음을 초래하는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주지만 정작 그는 죽음을 예상한다. 김 첨지는 아내의 죽음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 술을 마신다. 아내의 죽음과 돈의 관계가 무의식적으로 떠올랐을 것이다. 이 이야기의 바탕을 살펴보자면 설렁탕은 하층민의 가난한 현실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상징물이다. 아픈 아내는 설렁탕을 먹고 싶다고 했지만 김 첨지는 돈이 없어서 설렁탕을 사주지 못했다. 김 첨지가 설렁탕을 사올 수 있게 되자 이제는 아내가 이 세상에 없다. 설렁탕은 이 작품에서 비극적 상황을 더욱 고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운수 좋은 날’은 제목의 양면성을 보여준다고 생각 할 수 있다.

연이은 행운이 불행을 가져왔다. 라기 보다는 연이은 운으로 불행을 예상했다고 생각한다. 그는 오래간만에 큰돈을 계속 벌어들인다. 그러나 그는 그럴수록 더욱더 불안해 진다. 사람들은 누구나 겹치는 불행이나 행운을 두려워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계속된 행운으로 아내의 죽음까지 예상한다. 즉 돈과 죽음의 관계를 알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집에 일찍 와달라는 아내의 목소리가 울렸는데 그는 돈을 벌기 위해서 그 목소리를 뿌리친다. 만약에 김 첨지가 돈을 더 벌지 않고 집에 일찍 들어갔다면 그의 아내는 과연 살았을까 행운을 뿌리치고 김 첨지는 아내를 택했을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돈을 버는 행운 대신에 그의 아내가 죽었다고 말이다. 결국은 또 돈과 사람이 얽혀있다. 돈을 선택한 김 첨지는 알고 있었다. 자신의 아내가 죽을 것을 그렇다면 왜 아내에게 가지 않은 것일까 아내에게 설렁탕을 사주고 싶은 마음은 잘 알겠지만 그래도 행운을 뿌리쳤다면 그의 아내가 죽는 것을 볼 수 있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