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좋은날을 읽고나서 운수좋은날

비가 내리는 날 김첨지는 집에 몇일 째 앓고 있는 아내를 두고 인력거를 끌러 나간다. 오늘은 왠일인지 코빼기도 안 보이던 손님들이 아침부터 두명이나 탔다. 그의 아내는 몇일 째 굶다가 허겁지겁 조밥을 먹다 체한 뒤로 앓아 누웠다. 일원 오십전에 학생을 남대문까지 데려다 주고 그곳에서 육십 전에 인사동까지 태워주었다. 그는 빈 인력거를 탈탈 끌면서 집으로 돌아 가다가 친구를 만나서 술집에서 술과 음식을 많이 맘 놓고 먹은 후 아내가 전부터 먹고 싶어하던 설렁탕을 사서 집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아내는 벌써 죽은 지 오래되었다. 김첨지는 죽은 아내를 보며 설렁탕 먹으라고 중얼거린다.
운수 좋은 날이라는 제목을 봤을 때 정말 운수가 좋은 날에 대해서 쓴 줄 알았다. 하지만 읽고 나서 운수가 없는 날에 관한 이야기라는걸 알았다. 반어법을 써서 운수가 정말 없는 날이라는 걸 더 강조시키는 것 같다.
이 소설에는 유난히 속…(생략)

느낄 수 있었다.
아내가 죽었다는 걸 처음으로 알게 되었을 때 김첨지가 아무리 건들여도 움직이지 않는 아내를 보았을 때 김첨지가 정말 슬펐을 것도 생각되지만 이 화자가 정말 소설을 잘 쓰는 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계속 행운이 따르다가 마지막에 결말이 비극으로 끝나서 허무하기도 했지만 만약 아내가 설렁탕을 먹고 기운을 차려 점점 건강해지면 그래서 해피엔딩으로 끝나면 그게 더 허무할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운수 좋은 날이라는 제목이 잘 맞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