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전 운영전

운영전을 읽고
운영전은 내가 지금까지 접해왔던 여느 고전소설과는 달랐다. 운영전은 그 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었다. 우선 다른 우리나라 고전 소설과는 차별화 된 결말부분이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의도된 행복한 결말을 싫어했다. 세상일은 그렇게 쉽지 않은데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항상 웃으며 사는 것이다. 한마디로 현실적이지 못 했다. 주인공의 눈물 한 방울이면 멈춰가던 사람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하고, 평소 라이벌이나, 인생의 장애물들은 결정적인 순간에 가면 모두 주인공을 도와주는 것이다. 그런 불만이 쌓여가던 시기에 운영전은 현실적인 결말을 향한 나의 갈증을 시원하게 해결해 주었다. 운영과 김진사는 서로를 많이 사랑하면서도 당시 봉건사회의 규범에 부딪혀 죽음을 택하고 만다. 둘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 한 것이 매우 슬프고 애통했지만, 그렇기에 더욱 운영전이 현실적이고 여운이 남았다. 사랑이 언제나 웃고 즐…(생략)

에 적당한 변화의 물결을 만들어준 조연들이 있었기에 이야기가 더 흥미 있었던 것 같다. 자란과 궁녀들이 운영의 사랑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에 가슴이 따뜻해졌고, 특이 너무나도 충실한 악역을 맡아 주어 긴장감이 형성되었다. 특의 행동에 대한 김진사의 반응이 주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약해서 아쉬웠지만, 아쉬움 그 이상의 재미가 있었기에 좋았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의 감동이 생생하다. 뭐라 정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가슴이 시리기도 하고 애끓기도 했다. 사랑의 감정이 운영에게서 내게로 옮겨온 느낌이었다. 모처럼 책 속에 흠뻑 빠질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