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전을 읽고나서 운영

운수 좋은 날
동 소문 안에서 인력거꾼을 하는 김첨지와 오래 전부터 병을 앓아 누워있는 아내가 나오는 소설이다. 우선 무뚝뚝하고 인정 없는 사늘한 듯한 남편, 그는 아내의 부탁도 뿌리쳐 버린 채 일을 하러 나가 버린다. 그것이 아내가 하는 마지막 부탁임을 몰랐던 것일까. 아내의 필사적인 매달림을 매정하게 뿌리쳐 버리고 장사를 하러 나온 김첨지...
과연 그가 오늘 하는 일이 슬슬 잘 풀릴까. 예상 외였다. 그의 일은 너무나 순조로웠다. 그날따라 장사가 잘 돼서 기분이 좋은 김첨지는 아파서 누워있는 아내를 머리 저편 한 구석에 박아 놓은 채 열심히 땀을 흘렸다. 내가 아픈 아내가 있는 가장이었더라면 나는 김첨지 처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픈 아내에게는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그녀가 그토록 먹고 싶었던 설렁탕이 아니라 그 남편의 사랑은 아니었을까? 그러나 매정한 그의 남편은 그녀의 마음도 알아주지 못한 채 돈이라는…(생략)

아 태어나 자랐고 진정으로 아내를 사랑했었기에 결혼을 해 살림을 꾸려 나간 것이지 어쩔 수 없어서 그런 행동을 한 것은 아니다.
이 세상 누가 가난하게 또 힘든 삶을 살고 싶어하겠는가. 시대가 힘든 만큼 김첨지 역시 그를 누르는 사회의 압력은 그를 고통스럽게 했고, 점차 정을 배제하고 오직 돈을 벌어 아내와 편한 삶을 살아야지 라는 생각만을 갖게 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김첨지의 행동해서 그래도 아픈 아내를 생각하는 주인공의 심리가 잘 담겨져 있다. 오늘따라 이상하게도 너무 벌이가 잘 되기 에 일을 하던 그는 그의 아내가 조금씩 걱정된다. 그 불안한 마음을 놓인 여러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비극적 삶을 비애하며 살아갈 것이다. 이 글을 쓴 작가 그는 무엇을 우리에게 말하려 했던 것일까? 나는 의문을 던지며 하나하나 생각해본다. 우선 `운수좋은날` 이 이 글의 제목이긴 하지만 글을 다 읽어 본 후 나는 혼란에 빠졌다. 제목과 내용이 아이러니 한 관계에 놓여져 있다. 그를 도입부에서는 김첨지의 벌이가 잘 되면서 이 글을 읽기 시작하는 나는 김첨지의 운이 진정으로 좋은 날이라 일이 잘 풀린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더 깊이 길을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생각한 것이 너무나 틀렸다는 것을 알게됐다.
이 글을 이해하려면 결말 부분까지는 이해하면서 끝까지 읽어야 했던 것 같다. 너무나 비극적이지만 직접 적으로 표출되지 않는 다는 점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러나 너무 직설적이지는 않지만 이야기하려는 의도는 제목에서부터 잘 나타나 있다. 지금 나처럼 김첨지가 살았던 시절을 내가 직접 살아 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그 시대상황은 김첨지의 그의 부인을 통해 너무나 훌륭히 다뤘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 구성 중, 가장 감명 깊게 읽은 대목은 김첨지의 선술집에 들어갔던 장면이다. 그냥 평범해 보일지는 모르지만 나에게는 무엇인가 다르게 느껴졌다. 아내가 조금은 걱정되어 곧장 집으로 서둘러 가려하지만 그날따라 친구 치삼이를 만나게 되어 선술집에 들르게 된다. 그것이 불행의 암시한 첫 번째 동기가 된 것 같다. 앞서서도 그날따라 아내가 애원하는 듯한 부분에서 조금의 동기가 될지 모르나 너무나 특수적이지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힘든 구절이다. 하지만 이번 선술집 사건은 그 불행의 시작이 더욱 뚜렷이 나타난다. 겉으로는 태연한 척 매정한 척 하는 김첨지... 하지만 그의 마음은 온통 불안감이다. 이제야 아파서 누워 있는 아내 생각이 간절해 진 것이다. 너무나 불안해서 그는 말도 삼가고 술만 마시게 된다. 술로써 그 불안함을 조금이나마 덜어내려는 김첨지의 모습에서 애처로움이 느껴진다. 불안함이 해소되어 흥이 나려 할 때쯤, 김첨지는 주정을 들어 놓는다. 그 주정은 앞으로의 일을 암시하는 듯 자신의 부인이 죽었다며 울며 말을 한다. 그때 치삼이는 술이 번쩍 깨어 그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하나 그는 농담이라 했다. 그것이 김첨지가 아내의 이야기를 한 마지막 이 아니었을까...
이제 무거운 발걸음으로 집을 향하는 김첨지. 취중이었지만 그래도 그의 손에는 설렁탕이 들려 있었다. 그가 집에 돌아 왔을 때, 이미 그녀는 사늘한 시체로 변해 있었다. 김첨지의 눈물이 죽은 아내의 얼굴을 적시자 그는 정말 목이 메어 왜 이 그토록 먹고 싶어했던 설렁탕을 사 왔는데도 못 먹냐며 오늘 운수 좋았던 날을 한탄하면서 글이 끝난다. 너무나 억울하고 아내에게 미안한 그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는 생각에 마음이 찡해졌다. 너무나 힘든 삶을 살아가던 그에게 이제 의지할만한 아내마저 잃었으니 이제 그는 어찌하나. 그 시대를 힘들게 살아가던 김첨지와 그를 영원히 사랑할 그녀를 생각하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