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일반독후감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를 읽고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를 읽고
이 책은 [MBC 100분 토론]의 진행자였던 유시민이 시사평론가로 복귀하면서 내놓은 첫 책으로, 딱딱한 경제학 교과서를 좋아하지 않는 평범한 시민과 학생들을 위해 써내려 간 경제학 책이다.
지금까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영역을 대상으로 집필 활동을 해온 저자가, 1992년 경제사상사를 다룬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 이후 10년 만에 본격적으로 `경제학`이라는 전공 학문의 이론적 토대 위에, 자유롭고 신선한 발상이 존재하는 지성의 공간, `경제학 카페`를 차리고 독자들을 초대했다. 이 책은 경제에 대한 정보와 경제학 지식 그 자체만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미디어의 경제보도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정보는 인터넷에서도 얼마든지 얻을 수 있고 단행본 자습서도 숱하게 많이 나와 있다. 경제학 지식을 원한다면 경제학 개론 교과서를 보면 된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제공…(생략)

라 `카페`라니 어찌 발길이 멈춰지지 않겠는가. 제목에 맘에 들어서 카페 문을 열었는데 잘 읽히지 않는다. 덮었다가 읽고, 덮었다가 또 펼친다.
"독서와 공부는 차이가 나는구나, 조금 더 기다리면 카페의 주인이 타주는 차 맛을 이해하겠지." 돈 되는 일과 너무 오래 떨어져 살 수밖에 없던 지나온 삶들이 펼쳐진다. 독백은 다양해지고 머리는 쑥밭이 된다. 오래 전 시험 보느라 외웠던 경제학자들의 이름이 나오고 이론이 전개된다. 다시 책을 덮는다.
그러다 한 생각이 떠올랐다. 이 책을 끝까지 읽는다면 정부와 부동산 부자들과 전쟁에 대한 무슨 해법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엉뚱한 생각이 든 것이다. 시인은 범인이 쓰지 못하는 언어를 아기 낳듯 낳는 행운을 누릴 때가 있다. 강남의 부자들, 혹은 다른 부자들의 `부자지도` 또한 시처럼 탄생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시인이 좋은 시를 쓰기 위해 전 생애를 바치듯 부자들 또한 부자 되는 길을 찾아 전 생을 바친다는 생각이 든다.
오랜 세월을 평등한 세상을 꿈꾸고 투쟁해온 사람들이 정권을 잡았다? 그래서 그 꿈을 실현시키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 정부에 몸담고 있는 이론가들이 지금 부자 지도를 수십 년 동안 품고 살아온 이들과 싸우느라 전전긍긍한다는 자괴감이 든다. 이번 정부의 각료들을 보면서 좋은 시는 지금부터 배워도 쓸 수 있으나 부자들의 오래된 지도를 빼앗아 그 길을 막거나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 경제학 카페의 문을 나설 때 눈길을 끄는 것이 있다. 각 장 사이에 저자가 요약, 정리한 경제학자들의 생애이다. 특히 평생 독신으로 살다간 아담 스미스, 노동 분업의 당위성을 주장해 후대의 생을 수십 단계쯤 살기 좋게 바꾸었던 스미스, 부르주아적 취미를 즐기면서 과도한 전쟁 배상금으로 독일을 목 조른 승전국 지도자들을 공개적으로 조롱했던 케인즈. 그는 대영제국의 영광을 무리하게 복원하려한 처칠의 경제정책을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인간이 도덕적, 정신적으로 발전하려면 먼저 사회 경제적 평등을 이루어야 한다는 이상을 실현시키려다 처형 당했다는 마르케스 드 콩도로세 등의 생애를 접할 수 있던 것만으로도 경제학 카페를 방문한 보람은 충분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