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갈리아의 딸들을 읽고 이갈리아의

이갈리아의 딸들을 읽고.....
작가 : 게르드 브란튼베르그
출판사 : 황금가지
남녀평등의 시대이니 뭐니 해도 여전히 불평등은 존재한다. 여성은 한 남편의 아내이며, 한 아이의 어머니로서 존재할 때 그 위대함을 인정받는다. 많은 이들이 이를 당연하게 여기고, 또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회 속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들은 왠지 모르게 독해보인다. 여성 스스로도 집안일을 하지 못한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하고, 때로는 슈퍼우먼이 되어보려고 난리를 치다가 제 풀에 지쳐버리기도 한다. 예전 우리 어머니들은 아무말 없이 잘 살아왔는데 왜 요즘 여자들은 그런건지 모르겠다며, 수많은 여자들을 만나봤지만 하나같이 이기적이어서 좀더 가정에 충실한 러시아 여자와 결혼했다는 한 남성의 이야기를 보면서 여전히 사회에는 변해야 될 부분이 많다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이 책은 우리가 지향해야될 이상향을 그리고…(생략)

다고 생각될지도 모르는 작가의 글 속에는 상당 정도 현실에 기반한 것들이 존재한다. 우선적으로 ??움??과 ??맨움??이라는 단어가 그러하다. 이는 영어의 ??Man??, ??Woman??을 떠올리게 한다. 여성(Woman)은 남성(Man)이 존재할 때만 가능한 것처럼 우리 사회는 언어에서부터 남녀차별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맨움이 착용해야만 하는 폐호와 관련된 부분은 여성의 신체를 향한 구속을 떠올릴 수 있다.

과거 허리가 조금이라도 더 가늘게 보이기 위해 코르셋을 사용하던 여성들의 모습에서부터 사회가 원하는 날씬한 몸매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무리한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이들의 모습까지, 많은 사람들은 이는 여성이 외모에 지나치게 관심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날씬하고 예쁜 사람만을 원하는 사회 속에서 뚱뚱하고 못생긴 여성으로 살아가는 경우 적지 않은 고초를 겪을 것이다. ??얼마나 게을렀으면 몸이 저 정도가 될때까지 가만히 있었느냐?? 식의 말투에서부터 ??저 나이가 될 때까지 화장도 안 하고 다닌다니…??라는 식의 째려봄. 아무리 둔한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이러한 목소리들을 무시하면서 살긴 힘들 테니 말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책에서 돋보이는 것은 남성과 여성의 전통적인 성역할에 기초해 이루어지고 있는 가사와 관련된 문제가 아닐까 싶다. 이 책에서 가사는 완벽하게 맨움들의 몫이다. 맨움은 가사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라는 움이 만들어낸 시각을 자연스레 자신의 것으로 내면화하며 살아왔고 그렇기에 무기력했다. 변화에 직면한 사회가 내뱉어내는 ??엄마가 직접 키운 아이의 지능이 높다??, ??엄마가 직장생활을 하는 아동은 정서불안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식의 이야기들은 여성에게 여전히 전통적 역할을 수행하라고 이야기한다. 가사가 결코 따스한 집안에서 놀고 먹는 것이 아님을 한탄하는 크리스토퍼의 목소리는 아마도 많은 여성들의 공감대를 불러 일으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