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데니 소비치의 하루를 읽고나서

수용소에서의 하루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를 읽고...)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물론 영어 수행평가를 위해서 이지만 이 책을 사들고 겉 표지를 펴기 싫을 정도로 글씨가 빽빽하고 영어까지 더해서 무척이나 싫었지만 이런 책 한번정도는 읽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책문을 열었다. 그리고 이 책뿐만 아니라 ‘모비딕’ 이라는 책도 마찬가지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책이란 소리가 이 책을 펴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나는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나도 한번 이런 책을 읽어보자!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 나갔다.
이 책은 지극히 평범한 죄수가 수용소에서 겪게 되는 하루의 생활을 재미있고 평범한 일반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리하여 수용소에 갇힌 죄수의 생활이라는 비극적 측면보다는 정해진 상황 속에서 안온함을 추구하는 희극적인 면이 떠오른다. 또한 수용소의 비인간적인 상황이 역설적으로 더해지고 있다…(생략)

비아 사람이었다. 수색 작업이 벌어지고 미장이 발판 위에서 낮잠 자고 있는 그를 발견한다. 저녁 식사 후 슈호프는 만족한 기분으로 잠을 청했다. 오늘 하루 동안 그에게는 좋은 일이 많이 있었다. 영창에도 들어가지 않았고 `사회주의 생활 단지`로 쫓겨가지도 않았다. 이러한 날이 그의 형기가 시작되어서 끝나기까지는 만 10년, 즉 3천 6백 53일이 있었다. 윤달이 든 해로 사흘이라는 날이 덤으로 있었던 것이다.
이반 데니소비치는 제2차 세계 대전에 출전했다가 포로로 잡혔던 것이 간첩으로 오판되어 10년형을 선고받고 수용소에 갇혀있다. 그는 배운 것이 별로 없고 성격이 단순하였다. 따라서, 수용소의 비인간적 처우에 대해 맞서지도 않으며 탈출 같은 것은 꿈도 꾸지 않는다. 그는 다만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 않는 상황 속에서 무사하게 10년을 채우는 것만을 바랄 뿐이다. 그는 기상 신호에 잠을 깨어 급식을 배당 받고 작업장에 나가 일을 한 후 돌아와 저녁을 먹고 잠이 든다. 그는 더 악화되지 않는 나날의 삶을 행복이라고 여기며 달콤한 잠에 빠져드는 것이다. 어느 한 사람의 말이다. 이 말을 들으며 나도 동감하는 바이다. 나 같으면 억울해서라도 일도 제대로 안 하는 것은 물론이고 탈출까지도 생각했을 것이다. 내가 직접 가보진 않았지만 대충 얘기로 들어본 바에 의하면 답답하고 악독한 그 수용소.. 쉽게 말하면 감옥에서 그렇게 버틴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존경스럽다고 해야하나? 아니면 신기하다고 해야하나? 사람마다 다를 테지만 난 이렇게 생각한다. 내 생각은 나 아닌 다른 사람들도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을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용소에서의 하루는 어떨까? 아니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면
서 하루를 보낼까? 이 책을 통해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사실적으로 들은 것 같다. 즉 십 년을 하루같이, 하루를 십 년 같이 살아가는 한 죄수의 일상을 마치 사진 찍듯 세밀하게 묘사, 추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말하려 했던 것은 아마도 바로 권력에 의해 비틀어진 다양한 인간 군상과 그러함에도 절망에 빠지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인간의 끈질긴 생명력이 아닐까싶다. 이 책에서의 주인공은 어느 조그마한, 사소한 것에서 남들은 느낄 수 없는 행복을 찾고, 자기에게 주어진 운명에 대해 반발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어떻게 보면 나쁜 것, 좋진 않은 면 일수도 있지만 주어진 삶에 동감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순수하고 아름다워 보일 수도 있다. 그리고 가혹한 조건 속에서도 끈질기게 살아가는 모습. 인내심이라 해야하나... 이런 것도 배워야할 점 중 한가지이라고 생각한다. 지옥의 생활과도 흡사한 비정상적 상황 속에서, 평범한 일상의 진실을 우리들에게 전하고 있는 것 같다. 주인공뿐만 아니라, 이 밖에 나오는 인물들 모두, 사소한 죄상으로 고발되거나, 권력의 희생이 된 자들이지만, 희망을 박탈당한 이름도 없는 민중의 생명력과 소외된 에너지가 느껴진다. 중간에 이런 말이 나온다.
“여기는 말이다, 법도가 있다면 밀림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완전한 삶을 가지는 인간들은 있다. 라게리에서 신세를 망치는 놈은, 식기 그릇이나 핥는 자식, 의무실이나 드나드는 자식, 그리고, 동료를 밀고하는 자식뿐이다.”
이 말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도, 자기 동료들도 생각하면서 생활하는 공동체에서 자기 자신만 혼자 살겠다는 마음으로 비겁한 행동을 하는 자에게 하는 무서운 말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나의 친구들, 주위 사람들과 관계를 뚜렷이 하고, 올바른 사이로 지내라는 말이 아닐까싶다. 이 책을 읽으며 처음엔 그냥 평범한 어느 한 사람의 하루 하루를 기록해 놓은 기록 장이라 생각했지만 점점 갈수록 그 사람이 나타내려하는 것을 다는 알지 못했지만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어 보람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