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기의 `가람일기`를 읽고나서 일반독후감 가람일기를 읽고나서

이병기의 <가람일기>를 읽고나서
이병기의 <가람일기>는 1920년대에 쓰여진 수필이다. 나는 처음에 <가람일기>라는 제목을 보고 나서 무슨 강에 관한 이야기인가 하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가람"은 이병기의 호였다. 이 수필은 일제 치하를 살아가는 지식인으로서의 작가의 고뇌를 보여 주고 있는 수필이다.
수필이라는 것은 아무나 쓸 수 있는 글이라고 배운 적이 있다. 소설이나 시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지만, 수필은 일상 생활 속에서 겪은 여러 가지를 소재로 해서 누구나 가볍게 쓸 수 있는 장르라고 배운 적이 있다. 그런 면에 있어서 <가람일기>는 내가 쓸 수 있는 수필보다 더욱 전문성을 띠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 내용만큼은 내가 쓸 수 있는 수필과 같은 것 같다. 이 글도 역시 일상적인 생활에서 겪은 여러 가지 일들을 그려내고 있고, 자신의 생각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수필 제목에 붙은 "일기"라는…(생략)

두드러지는 것 같다. 지금은 일제 통치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이런 고뇌를 할 필요가 없다. 나는 그것이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일제시대에 살았다면, 생각만 해도 분하다.
이 수필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구절은, 1922년도였는데도 사람들이 움집을 짓고 살았다는 부분이었다. 나는 1922년인데도 움집이라는 게 존재했었다는 사실이 정말 뜬금없었다. 움집이라니... 이런 구체적인 자료는 오직 가람일기를 통해서만 알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정말 일기는 보물단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편 이 글에 이어서 가람은 "양인들이 뾰족집에 살고 우리는 움집에 사는 것"을 통탄하고 있다. 내가 만약 일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면, 나 역시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검열이 두려워서 수필에 내 마음을 드러낼 수 없었을 것 같다. 그런 점에서 가람 이병기는 참 대단한 학자인 것 같다.
이병기는 조선어 학회 사건으로 감옥에 있을 때 빼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기록했다고 한다. 일기라는 것은 나중에 보면 정말 값진 보물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나도 지금부터라도 나만의 수필, 일기를 통해 세상을 더 알아가고, 더 고뇌하고,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나의 인격은 더욱 자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