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이슬람

한손에는 칼, 한손에는 코란?
이슬람, 하면 우리에게는 멀게만 느껴진다. 못살고 냄새나며 분쟁만 일삼고 테러만 즐기는 그런 무분별한, 통제가 없는 무리들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슬람을 한번 잘 살펴보자. 역사적으로 그들은 유럽을 능가할 때가 있었으며, 동서문화의 중심지로서 찬란한 문화를 자랑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왜 우리눈에 이렇게 이질적으로만 비쳐지고 있는 것일까.
지금 내 앞에는 ‘이슬람 문명 올바로 이해하기’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이슬람>이라는 책이 놓여 있다. 이슬람 문명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 12명의 현지 박사가 중동-이슬람의 참 모습을 설명해 준다. 이슬람, 그 왜곡된 문화의 본질을 찾아서 지금부터 여행을 떠나보자 한다.
이슬람은 오랜 전통과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인류문화의 출발점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나일강의 고대 이집트. 그 땅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이집트로부터 시작하도록 하자…(생략)

들여다보면 그렇지가 않다. 이슬람문화권이라는 말 자체가 의미하듯, 이슬람 문화권은 이슬람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종교문화권이다. 이 종교문화권의 기본은 바로 이슬람의 성경인, 경전 코란이다. 이슬람 사회와 정치 문화는 모두 이 코란을 기본으로 하여 짜여져 있다. 그런데, 코란에는 여성을 차별하라는 말이 나와있지 않다. 오히려 남자와 여자가 평등하다는 말이 나와 있다. ‘여성은 남성의 옷이고 남성은 여성의 옷이다.’ 이 말에서 시사되는 점을 알 수 있듯, 이슬람 경전상에서 여성과 남성의 위치는 동등하다. 실제로도 그런가? 이책에서는 실제로도 그렇다고 말하고 있다. 그 예를 들어보자. 이슬람 결혼에서 여자는 남자의 청혼을 거절할 수 있으며, 남자가 가져오는 지참금은 여자의 소유가 된다. 이 돈에 대해서는 신부 이외에는 어떠한 사람도 손을 댈 수 없게 되어 있다. 이슬람 규범상 남자는 결혼을 할 때 지참금과 생계유지비를 가져다 주어야만 한다. 이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여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있으며 다른 법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 코란에 명시되어 있는 바로는 남자와 여자는 유산을 상속받을 동일한 권리를 가진다. 이렇듯 이슬람 사회에서 여자와 남자는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 그럼 도대체 왜 일부 다처제를 가지게 된 것일까? 이것은 전쟁이 빈번하게 일어나던 때에 생긴 수많은 과부와 고아들을 구제하기 위해서 생긴 것이라고 한다. 코란에도 일부다처제를 허용하는 구절이 있기는 하지만, 그 구절에서는 부인들을 차별하지 말고 모두 똑같이 대해주어야 한다는 단서가 달려있다. 얼마나 여성의 권리를 존중해주는 처사인가? 16세기에나 성경에 손을 댈 수 있었고 20세기에 들어와서야 참정권을 가진 서양이나, 최근에 들어서야 가족법 실시로 여성과 남성의 위치를 동등하게 한 우리나라에 비해서 이슬람은 천년도 넘는 세월 전에, 이미 자기들의 경전인 코란에 남녀의 평등을 명시시킨 것이다.
그럼 베일은 어떻게 된 것일까? 확실히 온몸을 시커먼 베일로 가린 여성들은 인권과 자유를 유린당한 것처럼 보여진다. 그러나 이슬람 사람들의 생각은 다르다. 그들의 경전인 코란에서 이르기를 ‘밖으로 나타내는 것 이외에는 유혹하는 어떤 것도 보여서는 아니되니라. 즉 가슴을 가리는 수건을 서서 남편과 그의 부모, 자기 부모, 자기 자식, 자기의 형제, 형제의 자식, 소유하고 있는 하녀, 성욕을 갖지 못하는 하인, 그리고 성에 대해 부끄러움을 알지 못하는 어린이 이외의 자에게는 아름다운 곳을 드러내지 않도록 해야 되니라’ (24장 31절) 라고 하였는데, 이러한 구절을 따르면서 베일을 착용하는 것은, 일종의 여성을 보호하는 보호관 덕분이다. 이슬람은 여성을 보호받아야 할 존재로 보고 있으며, 이것에서 우러나와서 여성의 순결보전에 대한 남성의 우려에서 비롯된 관습인 것이다. 이러한 베일을 쓰지 않는 여성은 성욕을 주체하기 힘든 남자들을 자극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베일을 쓰는 것은 여성의 처녀성을 보전하고 가문의 명예를 지키는 방어조치로서 사용되는 것이다. 이란의 이슬람 혁명에서 무슬림 여성들은 자신들을 이슬람적 가치의 상징으로 생각하는 이슬람 주위자들의 영향을 받아 전통적인 페미니즘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즉, 이슬람적 가치관에 근거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보호하려는 운동인 것이다. 이것의 결과로 여성들이 베일을 쓰는 것을 자발적으로 따랐으며, 엘리트 여성들의 착용이 늘고 있다고 한다. 결국, 적어도 이슬람적인 관점에서는, 무슬림 남성들과 여성들의 위치는 동등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슬람 하면 생각나는 또다른 편견중의 하나가 폭력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슬람 사람들이 폭력스럽다고 생각하고 극성적으로 종교를 신봉하며 종교를 위해 피를 마다하지 않는 잔인한 사람들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람들은 얼마 안되는 아주 소수의 급진파들 뿐이다. 오히려, 역사적으로나 교리적으로 볼 때 이슬람 사람들은 개종을 강요하지 않고 있다. 자발적인 개종을 원하는 것이다. 한창 이슬람 교도가 뻗어나갈 때, 엄청난 속도로 이슬람 교도가 늘어난 것을 보고 폭력에 의한 강제적인 조치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슬람 교도들은 그들 전의 지배자들에 비하면 아주 관대한 사람들이었다. 종교를 강요하지도 않았으며, 다만 비 이슬람 교도들에게는 약간의 세금을 매겼다고 한다. 그러나, 그 세금이라는 것이 그 전의 지배자들이 매겼던 가혹한 세금에 비하면 아주 약한 것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이슬람 교도들이 폭증하게 된 것이다. 다민족들을 포용하며 강요가 아닌 자발에 의한 개종을 권유함으로서, 이슬람교는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오죽하면 정복지에서 세금을 걷기 위해 돈을 위한 개종을 막는 법까지 있었다고 한다. 너무 이슬람 교도가 많아져서 비 이슬람 교도에게 걷어들일 돈이 부족하게 되는 것이다. 세상에. 당황스런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이슬람교의 자발적인 확산은, 그들이 물러간 후에 증거를 찾을 수 있다. 강압적인 종교가 만약 이슬람 교를 발전시켰다면, 그들이 물러간 후에 피지배 민족들은 그들의 원래 종교로 돌아갔을 것이다. 그러나, 평등하고 자비로웠던 이슬람교가 자발적으로 퍼진 피지배 민족들은 별로 원래 종교로 돌아갈 필요를 못 느끼고 이슬람 교도로 남아있게 되었다.
그럼, 도대체 한손에는 칼, 다른손에는 코란이라는 구절은 어째서 생긴 것일까? 칼을 받기 싫으면 코란을 받아라!라는 강요적인 면은 이슬람 교도에게 없었던 것 같은데. 이것은 다 서양사람들의 눈으로 본 시각일 것이다. 그들의 종교가 위협받자 그들에 눈에 이슬람 교도들은 피에 굶주린 광신도들로 보였을 것이고, 결국 좋든 싫든 서구 문물의 영향을 받은 우리는 그들의 선입견을 따라가게 된 것이다.
역사는 승리자에 의해 기록되는 것이다. 한 때 이슬람에게 밀리던 서양은 산업혁명과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이슬람을 뛰어넘었다. 지금 현재로는 그들이 승자인 것이다. 그들은 한 때 자기들을 위협했던 이슬람을 미개하고 더럽고 무식하고 광포한 사람들로 인식하게 되었다. 그 영향을 우리도 받게 되어 우리의 마음속에도 그러한 생각들이 남게 되었다. 그러나, 편견과 선입견. 언제나 이것을 알고 깨는 것이 중요하다. 한쪽만 보지말고 다른쪽도 보는 습관을 기르자. 이슬람은 미개하고 발전못한 그런 곳이 아니었다. 그들은 서양이 중세 암흑시기에 빠져 침체하고 있을 때 찬란한 문화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이슬람을 무시하지 말자. 그들을 피에 굶주린 광신도들로 보지 말자. 아랍이 무식하게 이스라엘을 쳐들어가거나 테러를 한다면, 그건 아랍에게도 그들이 정당하다고 생각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들만이 미개하고 폭력적인 것이 아니다. 우리가 받들어 모시기를 마다하지 않는 다른 나라들도 똑같다. 우리 자신도 똑같을 것이다. 그들과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똑같이 말하고 웃고 떠들고 먹고 싸는 사람들이다. 이제 그 사람들을 이해하고, 선입견을 버리도록 하자. 이슬람은 분명, 인류가 낳은 위대한 문화의 중요한 한 부분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