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한국역사

내가 터전으로 잡고 살고 있는 나라, 한국. 진정한 한국의 역사를 찾는 일은 뜻깊다. 분명, 자신의 뿌리를 찾는 일은 보람찬 일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것을 싫어했다. 국사라는 과목부터가 너무 딱딱하고 나를 컴퓨터에 자료 또는 문서를 저장하는 듯한 행동을 강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야기 한국역사’는 전래동화를 읽는 것 같다.
지구의 탄생부터 시작하는 책은 조금은 이상한 느낌을 주었다. 한국이 존재하는 것과 지구가 탄생하는 것이 무엇이 연관이 있다는 것인가 하고 말이다. 하지만 공룡이 멸종되고 빙하기가 찾아온 후에 드디어 인류가 생겨난 구석기 시대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예전에 다큐멘터리에서 본 ‘공룡의 비밀’의 내용이 영화필름이 이어지듯 펼쳐지면서 말이다.
하나 특이한 것은 조선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단군왕검으로부터 시작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먼저, 준왕이라는 왕이 다스리고 …(생략)

하늘로부터 뻗어내리더니, 흰말 한마리가 무릎을 꿇고 절을 하고 있었고 사람들이 다가가자 흰말은 크게 울음을 내더니 하늘로 올라가 버린 후 알만 남겨 놓았다. 그 알에서 나온 사람이, 박혁거세이다.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 은 판타지물 같은 느낌이 확 든다. 이것 뿐 만이 아니다. 일곱 고개, 일곱 골짜기, 일곱 모난 돌 위의 소나무를 찾아야 아버지를 찾을 수 있다는 주몽의 이야기 또한 터무니없는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그 만큼 그 나라 자체를 우상시하는 민중들의 염원이 담겨져서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분명, 나라의 시초는 사람이고 신일 수가 없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가 전해오는 까닭은 분명 터무니 없는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그만큼 신성시 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램이 속하여서가 아닐까?
고구려와 백제의 발전 부분에서는 광개토대왕이 백제를 이기기도 하고 남쪽으로 더 많은 영토를 구축하기 위한 장수왕의 위력도 볼 수 있어 흥미진진한 남자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룰 줄 알았는데 굉장히 흥미있는 이야기가 끼여 있었다. 분명, 남자다움을 갖춘 장수왕이지만 그런 계략을 꾸몄을 줄은 몰랐다. 그 계략은 도림이라는 스님을 백제에 보내는 것이다. 물론, 죄가 있어 도망가는 신분으로 말이다. 그후 백제의 개로왕이 바둑을 잘두는 것으로 도림과의 친분을 쌓게 한 후에 하나하나 궁전의 모든 것을 바꾸는 것이다. 젓가락 하나를 바꾸면 집 전체를 바꾸게 될 것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분명, 젓가락 하나를 황금으로 만들고 싶었겠지만 그 하나로 인해서 더 큰 것도 바라게 되서 결국은 멸망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격이 바로 이 이야기에 딱 들어맞지 않을까 생각된다. 개로왕이 민생을 생각하지 못하고 술수에 넘어간 것이 잘못이지만 그 면보다는 도림과 장수왕의 꾀가 너무나도 통쾌해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것이 바로 지혜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후삼국 시대의 이야기부터는 다른 책에 있는 것 같다. 고구려의 침략을 받고 힘을 잃어버리고 나라의 기운이 저물 쯤에 백제를 다시 부흥시킨 성왕의 이야기까지 읽고 보니 아직은 한국의 역사라는 모든 것을 이해했다는 것보다는 ‘아, 이때는 이런 일도 있었구나.’ 하는 신기함과 깨닮음 만이 가득하다. 한국인은 한국인인데 이런 역사 하나도 자세히 알지 못하는 내가 쑥수럽기도 했지만 역사를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구수한 옛 이야기처럼 이해하는 나 자체도 굉장히 신기했다. 이런 기회에 국사를 좋아하는 나로 변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