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랫말 아이들 모랫말 아이들

모랫말 아이들을 읽고 나서
모랫말 아이들은 우리 어른들의 어린 시절을 문뜩 떠올리게 할 수 있으며, 어른들이 읽으면 어릴 때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책인 것 같았다.
제가 이 책을 펼쳐 맨 처음 읽은 것이 ‘꼼배 다리’이다. 이 이야기는 춘근이라고 불리는 한 거지의 이야기이다. 그는 먼 데서 혼자 흘러들어온 거지였는데 어른들은 그를 당꾼이라거나 혹은 각설이라고 불렀고 흔히 땅그지 춘근이로 통했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를 ‘꼼배’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그의 오른쪽 팔목이 호미처럼 구부러졌지 때문이다. 그런던 어느 날 꼼배는 한 여자와 결혼을 하게 된다. 그 여자는 길거리에서 노래를 하면서 구걸하고 다닌다. 그 여자는 얼마 뒤 임신을 하여 남자아이를 낳았다. 그런데 꼼배가 사는 다리 밑 움막에서 아이들이 쥐불놀이를 했는데 다리가 전체가 불에 타게 된다. 그 여자는 필사적으로 아기를 살리려고 자기 몸으로 구르면…(생략)

다는 생각이 들었고 오히려 남이 잘하는 부분을 칭찬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생각나는 것은 ‘남매’라는 제목이었다. 마을에 서커스단이 들어왔다. 한 여자아이가 공짜로 구경하기 위하여 서커스단에서 일을 도와주고 있었다. 거기서 한 남자아이를 만났는데 그 아이는 고아원에 있다가 서커스 단장을 만나 여기서 일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누나가 서커스 단장의 빛 때문에 팔려 갈지도 모른다고 하였다. 그래서 그 아이의 얼굴이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다. 드디어 여자아이가 공짜로 서커스 공연을 보는 날 남자아이의 누나를 보았다. 그런데 공연을 하다가 누나가 떨어져 다리에 부상을 입게 되었다. 공연이 끝난 뒤 다시 그 남자아이를 볼 수 있었다. 그때 남자아이는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우리 누나 실수한거 아니다. 나를 위해서 일부러 그런거다”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서커스 사람들과 함께 마을을 떠났다. 난 이 부분을 읽고 항상 동생과 싸우던 생각이 들었다. 근데 이 책을 읽고 보니 누나가 동생을 위하는 마음이 얼마나 큰지 느꼈다.
이 책을 보면 겉 표지에 도정일 문학평론가가 쓴말이 있다. “우리를 키운 비밀을 우리가 아이들이었던 때의 바람과 달빛 속에 감추어져 있다.” 이 말이 너무 좋았다.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문단의 화제를 불고 온 황석영작가가 어른들을 위해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의 나도 읽기에 생소함감이 없진 않았지만 그래도 할아버지세대가 어린시절을 어떻게 지내셨는지 한 모습을 엿 볼 수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읽을 값어치가 있다. 시대는 많이 달라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