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발탄을 읽고 나서 오발탄 3

오발탄 -이범선-
전쟁이 남긴 오발탄. 가난과 폐허, 그보다 더 견딜 수 없는 것은 상실감.
전후 비참한 소시민의 실상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이 책은 나에게 전쟁이 끝난
뒤의 황폐한 상황을 경험하게끔 하였다. 성실함과 정도는 인정받지 못하고, 고향을 잃은 자의 상실감과 생존을 위한 이기심이 만연하고, 똥구멍이 찢어지게
가난하다는 말이 실감나는 그런 상황을 말이다.
주인공 철호씨는 고향을 잃고 그 상실감에 정신을 놓아버린, 시시때때로 ‘가자’고 외치는 어머니, 한 때는 고왔던 음대생 이었다가 이제는 까칠한 얼굴로 마지못해 살아가는 아내와 그 뱃속에서 꿈틀거리는 가엾은 생명, 못 먹이 영양실조로 얼굴이 누렇게 뜬 딸아이, 군인이 되어 참전하였다가 불구가 된 동생 영호, 먹고살기 위해,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의 몸을 팔아 양공주가 된 동생 명숙이와 함께 살며 이 많은 가족을 부양해야하는 짐을 어깨…(생략)

투덜거린다. 그리고 그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입에서는 피가
흐른다.
이 책을 읽고 난 새삼스레 지금 내가 투덜거리고 있는 이 상황이 얼마나
행복하고, 소중한지, 그리고 그 투덜거림이 얼마나 배부른 소리였는지 깨달았다.
지금의 행복한 생활에 만족하고 감사하며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