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방을 읽고 외딴방을 읽고

외딴방을 읽고...
독후감이라 해서 좀 딱딱한 문체의 글이 아닐까 잔뜩 겁을 먹고 책을 접했다.
원래 지루한 책은 잘 읽지 않는 성격이라 재미없으면 그냥 관둬야지.. 라고 생각하며
서점에 가서 한 장 한 장 넘겨봤다.
두껍고 단순한 표지로 쌓여있는 외딴방의 첫인상은 역시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이왕 만들 것 책 표지도 이쁘고 좀 얇게 만들면 얼마나 좋을까. 지루한 생각에 일단 책을
사서 집에 돌아왔다.
하지만 집에 도착해서 끈기있게 읽어 볼 필요도 없이 첫 몇 페이지가 나를 사로잡는다.
열여섯 살 때부터 스무 살 때까지 겪었던 많은 일들.. 소설이라 하기엔 좀 그렇고 자서전이 딱 알맞을 듯 하다. 그 만큼 실제로 내가 겪는 듯한 착각 속에 빠지게 만들고 그 글 속에서
항해하며 배가 흔들리듯 나도 덩달아 감정이 욱해지고 또 슬픔에 빠져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생략)

특별학교인 영등포 여고로 간다. 그 곳에서 희재언니를 만나게 되고 그렇게 그들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그녀는 셋째오빠의 서울 상경과 광주사건 그리고 가난과 삭막해져가는 현실 속에서 문학에 대한 열정을 갖고 하루하루 살아간다. 어쩌면 그녀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문학의 대한 꿈과 기대 때문 이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희재 언니의 죽음으로 외딴방에서 도망쳐 나오며 과거의 그녀 이야기는 끝이 난다.
현실과 과거를 넘나드는 이 장편의 소설은 그녀의 조금은 부끄러워 숨기고 싶을지도 모르는 그 힘들었던 시간을 밝힘으로써 어떤 해방감 같은 것을 느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된 이야기 거리가 되었던 희재언니의 이야기는 희재언니가 그녀에게 얼마나 소중한 분신이였는지 깨닫게 해주었고 그 당시 힘들었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하지만 정작 나에게 충격을 준 것은 그녀의 글쓰기, 문학의 삶 그 자체였다.
나의 꿈은 국어선생님이자 글을 쓰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일생에 꼭 접해야 했던, 나에게 무척이나 중요한 것을 일깨워주고 앞으로 두고두고 생각나게 할 책인 것이다. 사실 좀 부끄러운 말이지만 나는 초등학교 때 이후로 독후감을 써 본적이 없었다.
글을 쓰는 것은 참 좋아하는데 독후감은 왠지 싫었다. 짜여진 틀에 얽매여 천편일률적인 내용들로 꽉꽉 차있는 것이 독후감 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얼마 전 국어생활 숙제로 독후감을 처음 쓰게 되면서 내가 엄청나게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겨우 두 번째 독후감이지만 글을 읽고 독후감을 써서 얻은 피드백 효과는 정말 대단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좀 더 자신감을 얻을 수 있기를 나 자신에게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