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일요일 내내 이 책을 읽었다. 나도 모르게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야 했고, 밤새 이런 저런 생각으로 잠을 설쳐야 했다. 현대 사회에서 상처받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과연 존재할 것인가? 또한 죄짓지 않고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까? 사형이란 제도에 대해 그리 심각하게 생각해 보았던 적도 없었고, 또한 아무런 댓가없이 사랑으로 보듬어 않을 수 있는 사람들이 존재할 거라고 생각도 해본적이 없는 것 같다.
윤수와 은수는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와 가출한 어머니 사이에서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낸다. 그마저도 아버지의 자살로 인해 고아원에 가게 되고 윤수는 시각장애인인 은수를 세상으로부터 보호하고 싶어 때로는 폭력을 때로는 절도를 행하게 되지만 끝내 동생을 지켜내지 못하고 저세상으로 보내게 된다. 유정은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교수이며, 젊은 시절 한때 가수…(생략)

져 윤수는 선한 모습을 찾아가고 삶에 의지가 생겨날때쯤 사형이 집행되어 세상을 떠나게 된다.
사실 이렇게 간단하게 줄거리를 써버리기엔 너무 많은 일들이 있다. 배운 것도 가진 것도 없고, 종교인도 아니지만 피해자의 어머니가 윤수를 찾아가 용서할 수 있게 살아있어 달라고 했던 것이나 윤수의 사형집행 전날 유정이 어머니를 찾아가 용서하겠다고 울부짖었던 장면에서 참 많은 눈물을 흘렸다. 사람의 목숨이란 걸 합법적인 이름으로 빼앗는 것이 얼마나 잔인한 일인지 새삼 생각했던 것 같다. 모든 것이 공정하게 그들의 죄값을 매길 수 있는 것인지, 또 사실만 가지고 진실을 가려낼 수 있는 것인지, 사실은 정말 사실인지, 죄를 뉘우치고 새로운 삶을 설계할 수 있도록 사회에서 얼마나 노력을 했었는지... 어린 윤수와 은수를 돌보지 못한 사회의 책임은 없었던 걸까? 범죄자라고 싸늘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우리의 책임은 없었던 걸까? 내 일이 아니라고 외면해버리고 나를 위해 그들을 짖밟는 나의 책임은?
만원버스에 시달린다고 짜증을 내고, 퇴근이 조금만 늦어져도 안달을 했던 나 자신이 새삼 부끄럽게 느껴진다. 나보다 어려운 사람에 대해 애써 외면했던, TV로 남은 시간을 채우면서도 봉사할 생각 한번 하지 않았던, 수 많은 사건 보도에 눈살만 찌푸렸던 그런 나를 지금 다시 돌아보아야 할 때라고 마음 속에서 외친다. 오늘 아침 평소보다 조금 일찍 나와 걸어서 출근을 했다. 아직은 정리 되지 않은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했지만 이제 조금씩 정리하려고 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 죽는다는 그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사형 제도로 어떤 이의 귀한 생명을 앞당겨서는 안되며, 돈(비용)때문에 그들의 살고자 하는 의지가 꺾이지 않길 바란다. 세상의 모든 모니카 수녀님을 비롯한 종교인들, 유정씨, 그리고 자원봉사를 실천하는 사람들께 감사하고 싶다. 당신들 때문에 세상은 빛날 수 있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