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로운 삶을 읽고 조화로운삶

조화로운 삶을 읽고..
작년에 스코트 니어링의 자서전을 읽은 바 있기 때문에 니어링 부부가 그러한 시골생활을 선택한 전후 맥락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사전지식이 있었던 편이고, 일종의 귀농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나 작년에 읽은 `오래된 미래`의 문제의식 등이 이 책을 이해하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한 것 같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내가 실천할 수 있는 부분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에 다시 직면하게 된다. 일단 내가 먹는 음식에 대한 관심을 들 수 있겠는데, 내가 사는 나라의 땅에서 나는 곡식과 채소와 과일을 먹고 싶고 가능하면 농약이나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은 식품을 먹고 싶고 더욱 가능하다면 내가 직접 길러서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것이 조화롭고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이루는 기본 바탕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그런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 자급자족하는 경제(살림)가 그리 간단하지는 않고 …(생략)

있는가?
이 한 권의 책으로 내 인생이 급격한 전환을 할 지 어떨지는 알 수 없지만, 또다른 세상을 알게 된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만약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세상이 모순되고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 비참 하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을 해결하거나 대체할 만한 대안의식과 실천 역시 등한시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이민을 가고 있긴 하지만 대안이란 사람에 따라 다양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우리나라에도 녹색당같은 정치적 결사체가 나타나서 친환경적이고 인간다운 공동체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좀더 많은 사람들이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고 진정으로 공존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각자 실천하고 비판하고 감시하고 협동하는 노력을 해가야 할 것이다.
문제는 아는 것을 실천하는 일이다. 언젠가 우연히 라디오에서 한 환경운동가의 처절?한 생활 속의 실천에 대해 들은 일이 있다. 그 분은 음식을 절대 남기는 법이 없으며 심지어 회식을 하거나 외식을 가서도 남은 음식은 반드시 싸서 가져오고 집에서도 물을 아껴 쓴다든가 직장에서도 이면지 재활용을 철칙으로 한다든가 하는 생활 속의 작은 실천을 솔선수범하고 있었다. 아마 그 분의 그런 사상과 삶은 주위 사람들에게 알게 모르게 전파되어서 버리고 낭비하는 습관을 조금이나마 고치는 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하루 아침에 내가 귀농자가 되어서 농사를 짓고 살 수는 없겠지만 길들여진 도시의 삶에서 점차 해방?되는 나의 모습을 그려본다. 탐욕과 경쟁과 복잡함으로부터 절제와 협동과 단순함으로 삶이 재편될 수 있다면 조화로운 삶에 좀더 가까워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