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읽어야할 수필 수필감상

중학생이 읽어야 할 수필
-나도향 그믐달-
중학생이 읽어야 할 수필이라는 거창한 제목에 나도 모르게 책을 꼭 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어야 한다는 제목에서부터 뭔가 중압감이랄까 솔직히 책표지를 넘기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한 편 한 편 우리나라 최고의 수필들을 읽고 있자니 과연 중학생이 읽어야할 수필이라고 느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재밌게 읽었던 수필 한 편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나도향 이라고 한다면 ‘벙어리 삼룡이’ 등의 유명한 소설가인데 과연 소설가의 수필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재미가 있다고 해야하나 읽기가 수월하다고 해야하나 그 문체가 다른 수필들과는 달랐다. 달이라는 소재가 워낙 소설, 시, 수필 등의 단골이기는 하지만 나도향의 수필에서는 달이 라는 소재를 퍽 재미있게 그리고 있다. 그래서 내가 읽은 많은 수필 가운데 인상깊은 작품으로 남게 된 것이다.
달이라는 소…(생략)

른빛은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일까? 여태까지 한번도 달은 보면서 비수와 같은 푸른빛을 왜 한번도 느낄 수가 없었을까 안타까웠다. 어쩐지 그믐달이 뿜어낸다는 한이 서린 푸른빛이 굉장히 보고싶어 졌다. 하지만 당장은 볼 수가 없었다. 그믐이 아닌 것을. 아쉽지만 다음에 보기로 해야지. 그런데 그믐달은 보기가 어렵다는데 내가 그 찰나의 순간을 잘 잡을 수가 있을까? 어쩐지 긴장이 된다.
요즘 우리는 한가위나 대보름이 아니면 달을 한번 올려다 볼 여유가 없다. 물론 달을 한번 보는 것이 시간이 드는 일은 아니지만 달을 보고 예전 사람들이 했던 것처럼 한을 느낀다거나 아니면 운치를 즐긴다거나 할 시간이 없다는 말이다. 당연히 시간은 있을 수 있지만 우리에게 주어지는 그 시간 속에서 나도 그리고 내 주변의 사람들도 그런 낭만을 느낄 시간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지나치는 것이다. 텔레비전에 컴퓨터에 여유와 사색의 시간을 빼앗겨서 정말 운치 있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을 포기한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나부터가 그래 왔던 것을 더 말할 것도 없다.
처음에는 그 수려한 문장과 달에 관한 나도향의 사색에 빠져서 이 수필을 좋아했고 나중에는 나도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이런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준 수필이라서 좋아했다. 짧고 낭만이 넘치는 나도향의 그믐달을 내 친구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