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귀고리 소녀를 읽고 진주귀고리소녀

진주 귀고리 소녀를 읽고...
소설의 제목에 처음 끌려서 잡게 된 이책은... 그림이 부여한 작가의 상상력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 나 역시...베르메르의...17세기 전형적인 그림 풍이면서도 어딘가 슬픈듯한 인물들의 표정... 그리고 모든 그림에 담겨 있는 어딘가의 흐트러짐...이나 결핍들에 매료되고... 이 그림들에 덧칠해진 작가의 상상력의 세계에 매료되었다.. 주인공 그리트의 현실에 순응할 수 밖에 없으면서도 어딘가 슬프고 꿈꾸는 듯한 이미지와 베르메르의 그림이 어우러져 내는 그 향기를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베르메르와의 미묘한 감정의 흐름...그러나 결코 감정대로의 삶을 살지않고 절제된....그 느낌... 그리고 결국에는 현실을 따르는 그리트... 현실의 대하는 현재의 우리들의 태도 역시 그리트와 같을 수 밖에 없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좀 슬퍼지기도 한다. 이 소설에 반복되는 한 구절이 있다. -오직 도둑과 아이들만 뛰…(생략)

느낌이었다. 물론 순조롭게 끝까지 잘 이어나갔다. 하지만 마지막에 도둑으로 변해버린... 어느덧 자라버린, `이 녀석 다 커버렸구나!`라는 식으로 끝나버린 이야기는 어쩐지 씁쓸함과 개운치 못한 뒷 맛을 남긴다. 그림의 주인공인 소녀에 대한 추적과 그 이야기들은 매끄러웠으나 이 책에서 삽화를 빼버린다면? 단지 그 이야기만 남아버린다면? 아마 그저그런 소설로 남지 않을까 싶다. 이 소설의 반, 혹은 그 이상은 그림이다. 베르메르라는 북구 화가의 작품들에 대한 흥미로운 접근일 뿐이다. 그래서 끝 매듭이 엉성하게만 느껴진다. 소설이 남겨준 그림을 잘 배열했지만 그림은 이 소설의 배경이었을 뿐, 정작 이야기 자체는 그림보다 빛나지 않았는데 말이다. 한 작품의 배경을 추적한데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이 소설 한 권이 떨구어주는 것은 무엇인가... 마지막 페이지를 넘긴 뒤에 남겨진 불만 섞인 의아함. 그걸 제외하고는 아름다운 그림. 그림을 잘 배치한 작가의 무리없는 흐름. 전체적으로 모난 곳이 없는 온화함. 그 정도만 해도 편안하게 읽을 만한 소설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