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의 토토를 읽고 나서, 창가의 토토 독후감

창가의 토토
아기자기한 책표지부터 나의 눈길을 끈 소설이었다.
한창 어린 시절을 소재로 다룬 소설들 봉순이 언니나 괭이부리말 아이들 아홉살 인생과 같은 책이 나왔을 때 나는 이 책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배경이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이라 우리의 어린 시절과는 어떤 점 이 다를까? 라는 생각을 하며 창가의 토토를 읽어 나갔다.
지겨운 면 없이 쭉쭉 읽어 나가 하루도 안되어서 다 읽어 버린 소설이었다. 읽는 내내 많은 생각을 가져다 준 책이었다. 한장한장 읽어내려 가면서 내 자신이 토토의 나이로 되돌아간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아직 내가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토토에 비하면 그래도 많은 나이이기에. 호기심과 꿈으로 가득 찬 토토가 부럽기도 했고 말이다.
요즘같이 자기밖에 모르고 이기적인 아이들이 읽으면 이해가 안될 수 도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모든 아이들이 이기적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토토…(생략)

반적인 보통의 학교를 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여기저기의 눈치라는 것을 받으며, 비관적인 삶을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그 아이들이 도모에 학원에 들어가 좋은 선생님 밑에서, 자율적인 공부를 함으로써, 자신의 취향과 특기를 모두 살려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참교육이니 대안교육이니 하는 어렵고, 무거운 말이 아닌 작은 마음가짐으로 아이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 진정으로 아이들이 바라는 수업이 아닐까 싶다. 말만으로 설명하고 그것을 암기하는 교육이 아니라 몸으로 실제 부딪기면서 느끼고 배우는 자세가 필요한 건 아닌지 생각해 본다. `이건 이렇다, 저건 저렇다` 하는 식을 배움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공부하게 하고 깨달을 수 있게 인도하여주는 자세가 우리 어른들에게 필요한 건 아닌지 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무조건적인 주입식 교육을 볼 때 느끼던 답답함, 그 답답함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책, 창가의 토토. 우리나라의 아이들을 위해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의 부모님들은 자녀가 학교에 들어갈 때가 되면 많은 걱정을 하신다.
‘우리애가 다른 애들보다 뒤쳐지진 안을까?’ , ‘ 혹여 왕따라도 당하는 게 아닐까? 다른 아이들보다 잘해야 될텐데’ 라는 등의 걱정을 하게 된다.
만약 우리 사회 학교의 모습이 고바야시 선생님과 같은 분이 계신 곳에서 도모에 학원식 교육을 받게 한다면, 위와 같은 걱정은 더는 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아직 초등학교조차 들어
가지 않는 나이에 조기유학이니, 조기교육이니 하는 말로서 어린애들을 딱딱한 책상과 어지러운 세상 속으로 몰아 붙이고 있다. 서로 아끼며 양보하고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걸 미처 배우지도 못한 채 말이다. 가끔씩 주위의 아이들을 살펴보면, 요즘의 몇몇 아이들은 유치원생들조차 제 나이로 보이지 않는다.
아이들에게서 볼 수 있었던 맑고 투명하던 동심과 순수의 세계들이 어른들의 욕심으로 채워져 가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의 어른들은 아이의 입장에서가 아닌 어른의 입장을 1순위로 하여 아이들을 이끄는 건 아닌지 생각이 들었다. 어린 아이들도 모두 인격이 있고 생각이 있는데 이것을 어른들이 인정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다. 제일 중요한 것은 아이들을 사랑하는 것이고 항상 아이들을 배려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깨달아야 할 것이다.
솔직히 도모에 학원은 정말 꿈에 그리는 학교인지도 모르겠다. 전철을 가져다가 교실로 사용하면서 자유로운 교육, 아이들의 개성을 존중하는 교육을 실행에 옮겼던 고바야시 선생님을 통해서 많은 아이들이 스스로의 장점을 찾고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서 배운다.
고바야시 선생님은 거창하게 이런 것이 자신의 교육적 이념이고 방침이라고 드러내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밥을 먹고, 산책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진정한 삶의 모습과 인간으로서 갖추어야할 기본 자질을 가르친다. 신체적인 장애를 가진 아이거나 정서적으로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모두 모두 이 도모에 학원에서는 소외되지 않고 서로 존재 가치를 충분히 느끼면서 생활한다.
밤잠을 설치면서까지 가고 싶은 학교, 요즘 아이들 중에 과연 몇 명이나 저녁에 잠자리에 들면서 얼른 날이 새고 학교를 가야지 하는 생각을 할까. 학교에 와서도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먼저하고 많이 하게 하는 학교, 하루치의 학습량을 다 공부하고 나면 산책을 하거나 도서실에서 책을 읽게 하는 학교, 이상적이고 꿈이 있는 학교이다.
창가의 토토, 작가의 실제 이야기를 담았다고는 하지만 믿겨지지 않았었다. 너무 이상적인 모습에 비현실적으로 느껴져서 일까? 아이를 그토록 이해할 수 있는 교장선생님의 존재란 우리에게는 너무 먼 상상의 인물 같이만 느껴지는 것이다. 교단 위에서 조회 때마다 긴 연설을 하시던 권위 있고 높게만 느껴지는 그런 분은 아니었다.
그런 교장선생님이란 학생들과 거리가 있게 마련이니까. 아이들 하나하나에 자상할 수 있는 교장선생님이 지금도 존재할 수 있을까? 아마 천명이 넘는 학생을 가진 서울 및 대도시의 대부분 학교에서는 멀고먼 이야기가 아닐는지 싶다. 창가의 토토라는 책으로 인해 바쁘게 앞만 보면서 달려가던 우리 생활을 한번 되돌아 볼 수 있고 너무 각박하게 살지 않았는지 생각해 보게 될 수 있었다.
독후감을 마치면서 책의 한 부분이 되새겨 진다. ‘문자와 말에 너무 치중하는 현대의 교육이, 오히려 아이들이 마음으로 자연을 보고 신의 속삭임을 듣고 또 영감을 느끼는 것과 같은 감성과 직관을 쇠퇴시키지는 않았을까? 해묵은 연못에 개구리 뛰어드는 소리.
그 연못 속에 개구리가 뛰어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사람이 비단 시인 바쇼 만이 아니건만, 게다가 물이 끓는 주전자를 본 사람, 사과가 떨어지는 현상을 본 사람이 동서고금을 두고 와트 한 사람, 뉴턴 한 사람 뿐이 아니건만, 어쩌면 세상에서 진실로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눈이 있어도 아름다운 걸 볼 줄 모르고, 귀가 있어도 음악을 듣지 않고, 또 마음이 있어도 참된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감동하지도 못하며 더구나 가슴속의 열정을 불사르지도 못하는 그런 사람들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