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을 읽고

거짓과 위선을 벗어나 진정한자신으로...
`양파를 까본 적이 있으세요? ` 양파를 까고 난 뒤에는 양파 냄새가 손끝에 곧잘 배곤 한다. 모든 소중한 것들을, 희망이나 꿈마저도 쉽게 망각해버리고 사는 요즘의 우리들과 그 속에 나를 볼 때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 양파. 그런 우리들의 가슴속에 양파 냄새 같이 오래도록 남아서 톡 쏘는 향을 전해 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그런데 얼마 전 그런 알싸한 자극을 주는 책 한 권을 읽을 수 있었다. 바로 안도현의 `짜장면`이란 책이다.
처음 봤을 땐, 아주 짧은 단편 소설 쯤으로 생각했지만 책을 읽어 가면서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었고, 노력과 시간도 필요했다. 한 장씩 한 장씩 읽어나가면서 떠오르는 친구들을 생각해야 했고 과거의, 또 현재의 나를 돌아봐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듯 이 책은 나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할 기회를 주었다. 나는 짜장면의 주…(생략)

이다지도 무기력하게 만들어 버렸을까. 그것은 바로 사회의 편견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평균치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다 잘라내 버린다. 키가 똑같은 풀들이 모인 잔디밭을 만들기 위해서 조금의 잡초도 용납해 주지 않는 것이다. 왜 사회는 나름대로의 사연과 아픔을 지닌 잡초들을 이해 못하는 걸까. 어떤 아이들은 사회에서 배척 당하지 않기 위해서 반항도 한 번 못 해본 채로, 혼자서 마음껏 한 번 울어보지도 못한 채로 메마른 어른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그로 인해서 아이들의 감정은 점점 메말라가며 꿈과 이상을 포기하며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게 되고 만다. 이런 식으로 사회의 잣대에 우리 모두를 짜 맞추고 나면 다 똑같은 인형들이 되어버릴 것이다.
"중국집에는 짜장면이 있고 짜장면은 짜장면일 뿐이다."맞춤법으로 보자면 짜장면이 아니라 자장면이다. 어른들은 짜장면을 자장면으로 하고 아이들에게 강요하곤 한다. 하지만 짜장면은 짜장면일 뿐이다. 우리 자신이 바로 다른 사람이 아닌 우리 자신이듯 말이다. 요즘 우리는 모든 사람들과 맞추어 너무 획일화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단지 사회의 색안경에 자신이 어떻게 비쳐 보일까 걱정하면서 말이다. 자신의 껍질을 깨고 나와야만, 그리고 세상을 향한 진실한 울음을 터뜨릴 수 있어야 진정한 자신을 찾는 셈이 될 것이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싸운다. 알은 곧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데미안이라는 책에 나오는 말이다. 짜장면에 노랑 꽁지머리가 그랬듯이, 또 위의 말에 있는 것처럼 우리도 거짓이나 위선을 벗어나 다시 진정한 자신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고, 우리도 이들을 좀 더 새롭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