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절한 정원

처절한 정원
이 책을 집어들게 된 것은 우선 첫째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였고 둘째 얇아서였고 셋째 설명이 어떻게 이 짧은 소설이 전 세계를 울렸을까? 하는 것에 대한 궁금증이 앞섰기 때문이다. 나는 소설의 말미에 있는 작가노트라고 해야하나? 여튼 옮긴이의 말 등 이런 것들도 꽤 세세하게 보는 편이다.
이 짧은 소설책에도 이인숙이라는 분은 그렇게 자신의 감정과 책에 대한 대강의 설명을 앞에 적어둔다. 하지만 그걸 다 읽고 괜히 화가 났다. 굉장히. 난 소설과 만남으로서 원 작가와의 대화를 하고 싶은데 이 소설은 이런 스토리의 소설이네 어쩌네 앞에서 먼저 말해버리면서 김이 샥 빠지면서 나 같은 다혈질 독자는 먼저 화를 억누르면서 볼 수 밖에 없었다. 이제 내용면으로 들어가면 사실 짧은 소설이다.
하지만 읽어내려 갈수록 뭔가. 먹먹하게 막히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전쟁을 겪어보진 못했지만 그들의…(생략)

삼촌과 아버지는 옛날 어딘가의 소속이였다. 그들의 직업은 변압기를 설치하는 것이다. 항상 변함없이 변압기를 설치하고 있었는데 그만.. 미군에게 걸리고 말았다.
그들은 정원에 있는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정원에 있는 깊이 파여 있는 구덩이에 처절하게 응징을 당했다. 미군이 고문을 하기싫었는지, 그냥 정원에 그들을 밀어 넣었다. 어쩌면 그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였을지도 모른다. 총도 쏘지 않고, 생매장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보초병이 따랐다. 그들을 항상 지키고 있었다. 샌드위치도 주었고 빵도 주었고, 하지만 그들은 죄를 지었기 때문에 미군들은 그 변압기를 설치한 자가 나오지않으면 당신들이 죽는다고 했다.
어느날, 변압기를 설치한 자가 자수를 했다고 했다. 그들은 그 사람이 누군지 알아보았는데 그사람은 한 가정을 꾸려나가는 평범한 아저씨이다. 하지만, 그 사람은 곧 죽을 목숨이여서 그의 아내가 그 사람이 죽기 전에 누군가를 돕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가 왜 어릿광대로써 살아가는지 신의 아버지에게서도 아닌 삼촌에게서 그 연유를 들으면서 이 책은 뭉클한 무엇인가를 가슴속에 남긴다.

[ 이 세상에 진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희망을 가질수 있겠는가? 또한 과거에 대한 기억을 잊어버린다면 어떻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