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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역사를 만나다
중학교에 입문하고 그나마 사회가 재미있다고 느껴졌던 때가 세계사를 배울 즈음이다. 솔직히 사회라는 학문은 내가 지리학자가 되려는 게 아니라면 알게 뭐람 싶을 정도로 지역 명을 외우는 것도 어려웠고 기후적 특성을 공부해야하는 점도 참 흥미롭지 않았다. 그러나 세계사 같은 경우는 지금의 대한민국이 존재하는데 까지 큰 몫의 바탕이 되어준 조선 500년 역사가 깃들여 있듯이 두드러지게 번성하는 미국, 중국 외에 선진국들의 발전 토대와 그 당시 상황을 알 수 있어 아이러니하면서도 재미있는 학문이다. 그럼에도 더 선호하는 이유는 다른 데에 있다. 바로 철학이다. 인상 찌푸리며 고뇌에 빠지는 게 철학이라 생각될 정도로 멀리만 느껴지지만, 그 당시 없어서는 안 되는 하나의 정치세력 혹은 당시 왕의 역할과 버금갈 정도로 세계가 발전할 수 있었었던 기둥 같은 존재다. 철학자들을 제시해 가며 그 당시 상황을 알아…(생략)

담고 있는 말이다. 이처럼 세세하게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고, 들 뜬 마음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내용을 시작하기 전에 이런 말이 적혀 있다. “철학은 파편처럼 흩어진 역사적 사실들을 의미 있게 엮어 주는 날실이고, 역사는 허공을 떠도는 사변들을 현실로 풀어 주는 씨실이다.” 역사 속에서 철학을 느낄 수 있는 책. 더 나아가 현대 우리 삶에서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인가, 혹은 버려할 점은 무엇인지 생각해 볼 거리를 던져주는 책. 또한 역사적 오류는 없는가. 세계사를 공부할 때 우리는 ‘십자군 전쟁은 왜 일어났나?’라고 하면 솔직히 외우기에 급급한 주입식 교육을 받는 학생으로서는 ‘기독교와 이슬람교 사이의 종교적 전쟁이었다.’라 태반이 넘게 대답하지 않을까. 그 시대의 내면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직까지 우리는 십자군 전쟁의 폐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쉬운 예로 오사마빈라덴이 미국의 쌍둥이 빌딩을 무너뜨린 9.11테러를 볼 수 있다. 이 테러는 역사적 오류의 잘못으로 빚어진 참혹한 결과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될 것이다. 이런 전반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툭 툭 그 시대로 그 상황으로 가 직접 목격한다는 기분이 들어다는 건 다소 억지일까.
기억에 남는 도덕 선생님이 있다. 이 선생님은 첫 수업부터 교과서를 찢으라고 하셨다. 어느 과목보다 도덕적이어야 할 도덕교과서는 오염에 찌들려 진지 오래. 진정 역사적 잘못된 사실 속에서 좀 더 우리가 정확히 알아야 할 역사적 사실들을 토대로 진정 마음에서 끓어나는 수업을 원하셨던 선생님이다. 그리고 현 교육실정을 비판하셨던 분이다. 그렇다. 솔직히 우리가 시험기간에 열심히 한다고 우리의 미래 직업이 달라지고 할 건 없다. 진정 공부라는 것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공부. 지금 공교육도 사교육도 썩어빠진 판에 우리가 기댈 수 있는 것은 바로 독서하는 것뿐이다. 나 역시도 책과 담을 두고 살았지만 어느 날 선생님께서 “독서가 너희들의 재산이다. 지금은 느끼지 못하겠지만 언젠가는 고마움을 절실히 느낄 것이다. 책을 읽어라.”라고 말씀 하신 적이 있다. 일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선생님의 말씀의 참 뜻을 어렴풋이 알겠다.
‘인생이란 줄에 묶어 질질 끌려가는 개의 신세와 같다. 우리는 누구나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 게다가 삶은 내 의지로는 어쩔 수 없는 고통과 불행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런 비관적인 생각이 가슴을 채우고 있다면, 스토아 철학자들의 책을 읽어 보라.’ 당시 우울증 치료제정도로 밖에 안됐던 스토아 철학이 무려 1,500년이란 기간 동안 로마 제국을 다스렸다. 어쩌면 나의 정체성과 비슷하다고 해서 일까, 닮고 싶어서 일까, 아니면 지금 피하고 싶은 무언가에 쫓기어 방황하는 내게 힘을 주어서 일까.
고전 소설은 우리에게 예로부터 내려오는 삶의 진리와 교훈을 주는 책이라고 한다. 실상 수학능력시험을 치루기 위해 고교생들이 꼭 읽어야 할 필수 작품으로만 여겨진다. 참 아쉽게도 이 책은 윤리 과목을 선택하지 않는 이상 위 시험에서 만나보지 않아도 될 테다. 감히 말하지만 고전 소설에 견주어 볼만한 작품이지 않느냐 싶다. 그만큼 우리는 시야를 넓게 보고 오직 수능이라 일컬어지는 시험이란 한 곳에만 집결하는 것 보다 더 크게 보는 게 옳지 않을까. 옛 조상들이나 위의 철학자들을 보면 정말 현 시대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모르겠다. 학문을 한다 함은, 공부라는 것은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열심히 달달 외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배움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묘한 매력을 가진 것을 일컬어야 하지 않을까.
죽음의 트라이앵글이라 불릴 만큼 우리나라는 참으로 슬픔 교육을 시키고 있다.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학문은 무엇일까. 수학 공식 외워다가 적용하는 것이 사회 생활할 때 정말 필요한가. 과학을 알아서 뭐하나, 밤 10시가 넘도록 잡아 놓아봤자 그 중에 극소수의 학생만이 맞는 길을 선택 한 것이다. 학교를 나서는 그 교문이라는 문이 결코 감옥의 철창이 아니었길 현 시대의 교육부 외 이런 교육을 받게 내버려 둔 기성세대들에게 분을 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