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을 읽고 첫사랑을읽고

한낮의 소나기처럼 찾아온 사랑
-투르게네프의 ‘첫사랑’ 을 읽고-
“내 아들아, 여인의 사랑을 두려워해라. 그 행복, 그 독을 두려워 해라‥‥.”
- 첫사랑, 본문 中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소재로 쓰이고 있다. 아마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기억이 대다수 사람들의 마음속에 공통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첫사랑은 황순원의 ‘소나기’에서도 볼 수 있듯이 문학에서도 종종 쓰이고 있는 소재이다.
투르게네프가 지은 ‘첫사랑’ 또한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첫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소재로 삼고 있다. 소설의 처음은 머리가 희끗한 노인인 블라지미르 페트로비치가 사람들에게 자신의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으면서 시작한다. 그가 말하는 대강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대학 입시를 준비 중인 열여섯 살의 주인공 블라지미르는 우…(생략)

는 소재이듯이 작품의 전체적인 구조도 드라마나 현대 로맨스 소설에서 잘 사용하는 삼각관계를 이루고 있어 자칫하면 별 특징 없이 지루하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나의 그러한 염려와는 달리 첫사랑에 대한 불멸의 서사시로 손꼽히며 오늘날 까지 전 세계적으로 읽히는 명작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작품 전체에서 드러나는 인물, 예를 들자면 지나이다나 페트로비치에 대한 심리묘사부분이 탁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나는 이 작품에는 다른 소설이나 드라마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사랑에 대한 깊은 작가의 성찰이 담겨 있기 때문에, 시대를 초월해서도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얻어 낼 수 있는 훌륭한 명작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투르게네프는 우연스러우면서도 찰나적인 사랑은 인간의 정신적이고 육체적인 성숙과정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하였다. 이와 같은 생각은 아마 폴리나라는 한 여배우를 평생 동안 짝사랑한 그의 폭풍 같은 삶에서 기인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는 평생 동안 한 사람만을 사모하여 독신으로 지냈기 때문이다. 아마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하여 이 작품을 만들어 냈을 것이다.
실제로도 정열적인 사랑은 사람을 맹목적으로 만들도록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그 힘에 압도당한 사람에게 필연적으로 깊은 상처를 남기지만, 그 누구도 그러한 상황에 굴복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투르게네프는 아마 ‘첫사랑’ 이라는 작품을 통해 그러한 사실을 독자들에게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제목 : 첫사랑 (저자 : 투르게네프, 출판사 : 민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