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네씨 농담하지 마세요

타네씨 농담하지 마세요
모처럼 기분이 유쾌해지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한 개인의 삶을 통해 프랑스 현대사를 잘 표현한다고 알려진 장폴 뒤부아의 작품으로 편안하면서도 익살스러운 필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작가의 직접 겪었던 경험이 바탕에 깔려 있어서 현실감과 함께 흥미를 더하는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대저택을 유산으로 물려받은 타네 씨가 쾌적하고 안락하게 지내온 집을 팔아가며 집수리를 해나가는 가운데 한판 엽기 소동이 빚어진다. 집수리를 하는 데 드는 어마어마한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인력시장을 뒤져 사이비 일꾼들을 구한 게 애초의 잘못이지만 타네 씨가 겪어가는 이야기는 한 마디로 ‘속 타는’ 내용 일색이다.
인력시장에서 구한 노동자들은 국적도 가지가지, 성격도 천차만별이다. ‘라디오의 왕’으로 통하는 2인조 기와공들은 한마디로 사이비 일꾼들이다. 기와를 수리한답시고 지붕에 올라…(생략)

럼 재미난 독서였고, 이런 소재로 이런 유머러스한 글을 쓴 장폴 뒤부아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장본인은 너무나 괴롭겠지만, 보는 우리는 유쾌하기까지 하다. 이것은 남이 잘 되는 것은 배아프고, 남이 잘 되지 않으면 은근히 안도하는 인간의 이기적인 심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것이다. 그냥 저런 상황이 사람이 살면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구나 하는 통찰에 대한 유쾌함이랄까. 산다는 것이 항상 그냥 그런 무미건조한 것도 가능하지만, 저렇게 엉뚱하게 일이 꼬이는 경우도 있기 마련인 것 아니겠는가. 주인공은 1년간 집을 수리하면서 충분히 그런 가슴 쓰린 경험들로 집에 대해서 오히려 집착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전에 팔아버린 집을 추억한다는 것이 나에게는 새로운 느낌이었다. 그리고, 부디 타네씨가 새 저택과 좋은 인연이기를... 장폴 뒤부아의 재치가 돋보이는 이야기이다. 장폴 뒤부아가 좋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