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기를 읽고나서 탈출기를 읽고 나서

탈출기를 읽고 나서
탈출기는 최서해가 1925년 조선문단에 발표한 서간체 형식의 소설로 실제 그가 간도로 이주하여 겪은 체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다. 주인공인 ‘나‘(박군)가 김군에게 편지로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하는 형식으로 쓰여져 있는데 그 편지를 요약한다면 아래와 같을 것이다.
‘탈가(脫家)를 반대하며 가족에게 돌아가기를 권유하는 김군의 편지를 받은 나는 김군에게 탈가의 이유를 편지로 보낸다.
나는 5년 전 절박한 생활에서 벗어나 새 세계를 동경하는 희망에 부풀어 아내를 데리고 부의 천국인 간도로 간다. 나의 꿈은 농사를 지어 배불리 먹고 깨끗한 초가에서 무지한 농민들을 가르쳐서 이상 촌을 만드는 것 이였다.
그러나 간도에 들어간지 채 한 달도 못되어 그것이 물거품이 되었음을 깨닫게 된다. 간도의 H라는 시골에서 셋방을 얻어 농사를 지으려 밭을 구했지만 빈땅이 없었다. 돈도 떨어지고 일자리도…(생략)

작하였다. 산후의 아내는 부석부석한 몰골로 힘겹게 맷돌질을 하였다. 서툰 일이라서 만들어 논 두부가 곧잘 쉰다. 그러게 되면 집안은 비통한 분위기에 싸이고 식구들은 쉰 두부물로 끼니를 때운다.
산후 여독으로 신음하는 아내와 나는 또 두부를 만들기 위하여 땔감을 구하러 산 임자 몰래 산으로 간다. 경찰서에 도벌혐의로 붙잡혀가서 여러 번 매를 맞았다. 나무를 잃는 사건만 터지면 나는 항상 경찰의 의심을 받는다.
겨울이 깊어지자 일자리가 없어졌다. 여태껏 충실하게 살아온 우리를 세상은 멸시하고 학대하였다고 생각되었다. 나는 사람들을 원망치 않았으나 험악한 제도의 희생자로 살아 왔던 것에 참을 수 없어 궁핍으로부터 탈출하려고 마음먹었다. 그리하여 나는 결국 XX단에 가입하게 된 것이다.
김군, 나는 이렇게 탈가한 이유를 대략 적었다. 나는 결코 식구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이 시대, 이 민중의 의무를 이행하려고 한다.‘
아마 주인공은 큰 꿈을 이끌고 간도로 이주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곳에서 자신의 꿈을 펼치긴 커녕 살기에 바쁘게 된다. 그리고 나중에는 그 힘든 운명을 못이기고 XX단에 가입하게 된다. 결국 개혁을 하게 된 것이다. 간도에서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인식하고 그 상황의 모순을 개혁하기 위하여 XX단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얼마나 살기가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라는 생각까지 하게된다. 그 단체는 아마 반란단체일 것이다. 자신의 삶을 개혁하러 가입한 것이 아닌가? 결국 사회제도의 모순은 민중을 피폐하게 만들고 그 민중의 마음까지 잃게 되는 무서운 것이다. 그리고 어머니와 아내는 그 고통을 참고 순응하며 산다. 주인공과는 다르다. 주인공이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라면 그들은 물에 몸을 맡기고 흘러가는 방향에 따라 흘러가는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 삶을 살 것인가? 한번쯤은 고심해 봐야 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