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엽감는새를읽고나서 태엽감는새

태엽감는새를 읽고나서..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무엇 보다도 작가 자신의 추천에 의해서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하루키를 직접 만나서 추천을 받은 건 절대아니다..
난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과 다른 몇몇의 단편집을 아주 좋아하는 팬일 뿐이니까.. 슬픈외국어라는 그의 수필집에서 난 그가 이 작품에 대해서 총체적으로 자신의 역량이 녹아든 스스로도 아주 만족스러운 작품이라는 걸 읽고서 이 책이 내내 읽고 싶어졌었다..
그러던 차에 생일선물로 4권의 책을 받게 되고 아주 빠른 속도로 읽어 내려갔다..우선 이 책은 아주 재미있었다.
`노르웨이의 숲`과 마찬가지로.. 외출했을 때 그 책의 다음 부분이 너무 궁금해서 집에 돌아오기를 서두를 정도로..
아주 오래간만에 그럴정도로 흥미로웠다.
그리고 그 다음의 느낌으로는 정말 작가 자신의 말대로 이 소설에는 여태 까지의 하루키의 역량의 그…(생략)

명령을 기치로 둔 일본 군국주의자들의 폭력일수도 있고 , 현대의 정체를 알 수 없는 욕망이나 악의 근원 일 수도 있다.
이러한 외부의 힘이 개인의이성을 어떻게 마비시키고 제거해버리려고 할지라도 , 그 힘의 근원을 찾아내고 분쇄하고, 비로소 자아를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말로 다 옮겨 놓으니까, 어떻게 보면 참 교훈적이면서 잘짜여진 한 편의 애니메이션의 작품평을 해 놓은 것 같다.. 하지만, 이 소설의 다 읽고 나서든 생각이 그랬다.. 현실과 비현실의 세계, 오컬트적인 영매와 그의 동생의 이야기, 가사하라메이라는 이상한 소녀, 추리물과 같은 전개방식, 흥미롭지만끔찍했던 마미야 중위의 이야기 등등이 잘 버무려져 한편의 잘 짜여진 애니메이션을 본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이런 점이 `가벼운 것`의 원했던 몇몇 팬들에겐 실망을 안겼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태엽감는 새에서도 사회적인 성공과 욕망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주인공들이 있고, 일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있고, 하루키가 좋아하는 phisical하고 섬세한 묘사가 있다. 아주 재미있고,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여러가지를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