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새 티티새

티티새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있다면 그것은 `고통은 치유되며, 상처는 어느샌가 나아간다`는 것이 아닐까. 티티새 역시 바나나의 다른 작품들과는 조금은 다른 느낌으로 같은 주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티티새」의 주인공격인 츠구미는 일단 다른 작품의 인물들과는 성격적인 특징이 다르다. 몸이 극도로 허약하기 때문인지 정신적으로 굉장히 강하달까, 날카롭다. (바나나 자신은 `신경질적이고 밉살스럽다`고 표현했지만, 읽으면서는 `허약한 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성격이 독해질 수밖에 없었다`는 쪽으로 느꼈다.) `심리적인 고통과 상처`는 육체적인 쪽으로 옮겨졌다. 마음의 상처는 약해지는 대신 독해지는 방향으로 표현되었다. 츠구미의 독함은 매력적이기까지 하다. 읽으면서 나는 그녀에게 계속 매료되고 있었는데, 남자친구의 개를 죽인 다른 남자아이들에게 지독할 정도로 복수한 후반부에, 바나나는 …(생략)

아프고, 영원히 지속될 것처럼 보이며, 사람을 약하거나 독하게 비틀어 놓는다. 그러나 사람들은 계속 살아가고, 상처는 낫는다. 힘겹게 혹은 담담하게, 우리는 살아가며, 회복되어 간다. `삶`을 살아간다. 그런 `상처와 사람들`을 그리는 바나나의 글에 나는 위로를 받는다.
-마지막으로 바나나의 다른 소설인 「허니문」중의 문구를 소개한다.
`무언가가 치유되는 과정이란, 보고 있으면 즐겁다. 계절이 바뀌는 것과 비슷하다. 계절은, 절대로 보다 낫게 변하지 않는다. 그저 어쩌다 그렇게 된 것처럼, 낙엽이 떨어지고 잎이 무성해지고, 하늘이 파래지고 높아질 뿐이다. 그런 것과 흡사하게, 이 세상이 끝나는 건가 싶을 정도로 기분이 나쁘다가, 그 상태가 조금씩 변화해 갈 때, 딱히 좋은 일이 생긴 것도 아닌데, 어떤 위대한 힘을 느낀다. 갑자기 음식이 맛있게 느껴지고, 문득 불편하던 잠자리가 편안해지는 것은 곰곰 생각해 보면 신기한 일이다. 고통은 찾아왔던 것과 똑같은 길을 걸어 담담하게 사라진다.` 바나나의 소설을 읽으며 위로를 받는 것은, 누구나 상처를 받아본 경험이 있기 때문일 것 같다. 그리고 상처가 나아 본 경험도...